노조와 경기 수·연봉 협상 결렬, 경기 수 줄어든 만큼 연봉 깎여 선수들 리그 보이콧 가능성
MLB 사무국은 23일 "정규 시즌 60경기 개최와 경기 수에 비례한 연봉 100% 지급안을 선수 노조 이사회가 거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에 따라 30개 팀 구단주는 만장일치로 당초 3월 26일 협정 조건에 따라 2020시즌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무국은 구단들의 60경기 개막안 제의를 선수 노조가 거부하면서 "향후 2년간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시행, 61% 선수에게 더 많은 급여가 돌아갈 3300만달러 급여 선지급, 2020 포스트시즌 보너스 2500만달러 보장, 2021 확장 포스트시즌 폐지 등 각종 혜택은 효력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연봉 삭감 폭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코로나 사태로 파행을 맞은 이번 시즌의 경기 일정과 선수 연봉 등을 놓고 긴 줄다리기를 해왔다. 양쪽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돈과 불신 때문이었다.
지난 3월 사무국과 노조는 리그를 진행할 경우 경기 수에 따라 연봉을 삭감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입장 수입 등이 예상보다 큰 타격을 받게 되자 구단이 재정난을 들어 선수들의 연봉을 추가 삭감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이에 선수노조가 약속을 어겼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후 양측은 치를 경기 수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결국 최근 MLB 사무국이 정규 시즌 60경기와 경기 수에 비례한 연봉 100% 지급안을 제안했고, 70경기 개최안을 주장한 선수노조는 23일 구단 제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투표자 38명 중 33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제안을 최종 거절했다.
결국 사무국은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의 직권으로 이번 시즌을 강행하기로 했다. AP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코로나 검사와 시즌 준비를 위한 시간을 고려하면 MLB 2020시즌은 7월 마지막 주에 개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명 선수들 보이콧으로 파행 우려
MLB 사무국이 선수 노조의 동의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면 적지 않은 선수가 리그를 보이콧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60경기를 치를 경우 선수들은 사무국과 노조가 합의한 대로 경기 수에 따른 연봉만 가져간다. 경기 수가 원래 일정인 팀당 162경기의 37%에 불과하기 때문에 연봉도 그만큼 줄어든다. 올해 연봉이 2100만달러(약 254억원)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777만달러(약 94억원), 2000만달러(약 241억원)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740만달러(약 89억원)만 받는다. 메이저리그 보장 선수인 둘은 이미 재난 보조금 형태로 각각 28만6500달러를 받았다. 올해 보장 연봉이 400만달러였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148만달러(약 18억원)만 챙길 수 있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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