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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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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죽어가는데 농구?" NBA 선수들, 시즌 재개 앞두고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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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 시즌 재개를 앞두고 있는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금요일 카이리 어빙의 주도 아래 약 100여 명의 선수들이 전화회의를 갖고 시즌 참여 여부를 논의한 것이 시작이다.

'디 어슬레틱'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어빙은 이 자리에서 "올랜도에 가는 것을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조직적인 인종 차별과 이 허튼짓을 반대한다.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

드와잇 하워드는 농구보다 사회 불평등과 인종차별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하루 뒤 LA레이커스 센터 드와잇 하워드는 'CNN'을 통해 어빙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농구같은 오락물들은 도움이 되지 않고 방해가 될뿐이다. 선수들에게는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커뮤니티의 대부분이 갖지 못한 자산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작은 방해일지라도 낙수 효과처럼 멈추지 않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첫 번째 NBA 우승보다 더 원하는 것은 없지만, 사람들의 단합이 더 나은 우승이 될 수 있다. 그저 거절하기에는 너무 아름답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재개 시즌을 뛸 생각이 없어 보인다.

선수들이 이같이 시즌 재개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시즌이 재개될 경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가 자신들의 경기 소식에 가려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재개'를 줄기차게 외쳐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NBA 시즌 재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단 당시 서부 컨퍼런스 선두를 달리고 있던 레이커스에는 하워드뿐만 아니라 가드 에이버리 브래들리도 시즌 재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시즌 출전을 거부할 경우 우승 도전에도 빨간불이 켜질 터.

모든 NBA 선수들이 시즌 재개에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LA클리퍼스의 패트릭 베버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르브론 제임스가 농구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모두 따라할 것"이라며 시즌 재개를 찬성하고 있는 제임스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익명의 레이커스 선수들도 15일(한국시간) 보도된 ESPN과의 인터뷰에서 "팀내 분열은 없다" "리그와 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며 팀이 분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의 에이전트 찰스 브리스코는 "하워드의 입장문은 인종차별과 불평등에 대한 얘기앴다. 그는 농구를 재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농구에 대한 얘기가 지금 이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관심을 뺏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었다. 농구는 그저 스포츠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금 거리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일은 진짜다. 그의 발언은 스포츠와 상관없이 사회 불평등과 인종차별에 관한 것"이라며 선수가 시즌 포기 의사를 드러낸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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