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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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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배구여제' 김연경, "제 연봉 듣고 세계가 놀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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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다가 11년 만에 국내 리그에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32)이 10일 "해외 에이전트들과 구단들이 제 연봉을 듣고 놀라더라"고 말했다. 김연경이 이번 시즌 받기로 한 연봉 3억5000만원은 터키 리그 시절 받은 연봉 16억~17억원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조선일보

국내 리그 복귀를 선언한 배구 선수 김연경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흥국생명 배구단 복귀 기자회견 및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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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흥국생명 김연경으로 인사하게 됐는데 반갑다"며 "11년 만에 (국내 리그에) 복귀해 설레고 기대가 많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복귀 배경에 대해 "코로나 사태로 국가대표 훈련을 하지 못하고 해외 리그는 재개될 지도 불분명했다"며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을 준비하는 데 국내 복귀가 경기력을 유지하기 좋을 것 같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김연경은 시즌 연봉에 대해 "사실 걱정한 부분도 없지 않았으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경기력"이라며 "경기력을 먼저 생각하니까 금전적인 문제는 생각을 안 했다"고 했다.

그는 "배구 선수로서 올림픽 메달이 항상 목표였다. 내년 올림픽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연봉 문제 등)은 감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에이전트나 구단에서 제 연봉을 보고 놀라는 분위기"라고 했다. 김연경은 1년간 흥국생명과 3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선 "챔피언결정전, 정규시즌, MVP 등 상은 거의 다 받아본 것 같아 개인 타이틀 욕심은 없다"면서도 "소속팀 흥국생명의 우승이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또 "더 멀리 생각하면 내년 올림픽 메달이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김연경은 지난 2005년 흥국생명에 입단했다. 첫해인 2005-2006시즌부터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었고, 신인상과 정규리그·챔프전 MVP를 동시 수상했다. 이후에도 2006-2007시즌 통합 우승, 2007-2008시즌 정규리그 1위, 2008-2009시즌 챔프전 우승 등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김연경은 2009년부터 임의탈퇴 신분으로 일본, 터키, 중국 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올봄에도 터키 엑자시바시와 계약이 끝난 뒤 해외 구단들의 거액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그는 흥국생명에서 앞으로 2년을 더 뛴다면 국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김연경이 합류하는 것으로 거의 굳어지면서 흥국생명은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우승 후보 '0순위'로 떠올랐다.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과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에 세계 최고의 공격수 김연경까지 가세해 '전승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는 막강 전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다음은 김연경 선수 복귀 소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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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10일 흥국생명 배구단 입단 기자회견에서 김여일 단장으로부터 유니폼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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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소감은.
"많은 분이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이제 흥국생명 김연경으로 인사하게 됐다. 만나서 반갑고, 11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복귀해 많은 팬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고 기쁘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국내 복귀 결심 굳힌 계기는.
"많은 고민과 걱정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로 국가대표 훈련도 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었고, 해외 상황이 좋지 않아서 확실하게 리그가 재개될 수 있을까 의구심도 있었다.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컨디션을 준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올해 국내 복귀가 컨디션에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결심했다."

-연봉 감수를 해야 했는데.
"샐러리캡 걱정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첫 번째로 생각한 것은 경기력이었다. 경기력을 먼저 생각하니까 금전적인 문제는 생각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 연봉 타이틀 내려놓은 아쉬운 점은 없는지.
"걱정이 많았다. '내가 과연 괜찮을까?' 미래 생각도 많이 했다. 내가 배구 선수로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게 뭘까 생각했을 때 올림픽 메달이라고 이야기했다. 지금도 올림픽을 가장 크게 생각한다.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 많은 세계 에이전트나 구단들도 내 연봉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내년에 있을 올림픽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내 마지막 꿈을 이루고 싶다."
"후배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피해를 주지 않고 경기력을 유지하며 내년 올림픽을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샐러리캡 문제가 있겠구나 생각했다.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경기력 유지할 수 있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도 흔쾌히 좋은 결정이라고 해주셨다."

-계약 기간은?
"올림픽을 고려하면 내년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내년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1년 계약을 했다. 일단 올해 최선을 다하겠다."

-올림픽 미뤄졌을 때 생각은.
"씁쓸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다. 내년에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준비 과정에 여유가 생긴 거라 조금 더 잘 준비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눈에 띈 V리그의 변화는.
"내가 뛸 때가 벌써 11년 전이다. 정말 오래된 것 같고. 이렇게 많은 관심 속에서 배구를 하지 못했다. 샐러리캡도 예전보다 좋아졌고, 배구 인식도 전보다 개선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무실 세트 우승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무실 세트 승리 이런 것은 말도 안 된다(웃음). 스포츠는 쉽지 않다. 말로는 전승을 할 수 있다. 말 만큼 쉬우면 나도 대충하면 된다. 쉽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우승을 목표로 나와 팀 모두 준비를 할 것이다. 우승은 당연히 목표다. 다만 무실 세트 우승이라는 단어는 매우 조심스럽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김수지, 양효진 등 친한 선수들과 다른 팀으로 만나는데 반응 궁금하고, 흥국생명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는지.
"김수지와 양효진은 환영해줬다. 기댈 수 있는 선수가 한국에 와서 좋은 것 같지만, 적으로 만나서 싫은 게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아직 흥국생명 선수들과 인사는 따로 하지는 못했다."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지금 몸 상태는.
"서른 중반 아직 안 됐고, 초반이다(웃음). 서른 초반인데 몸 상태는 괜찮고 좋은 편이다. 비시즌이라 휴식도 많이 하고 치료도 많이 받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컨디션 유지를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과 호흡이나 이런 것들을 잘해서 경기에서 좋은 활약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과거 흥국생명에서 신인왕 등 개인 타이틀을 휩쓸었는데. 복귀해서 욕심은.
"욕심 없다. 받을 것은 다 받았다(웃음). 챔피언결정전, 정규시즌, MVP 등 거의 다 받아본 것 같다. 팀 우승이 가장 큰 것 같다. 더 크게 생각하면 내년 올림픽 메달이 내게 가장 크다."

-지난 11년을 되돌아본다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1년이 됐다. 일본과 유럽, 중국에서 뛰면서 배운 게 많다. 가장 큰 것은 프로 정신을 많이 배웠다. 자기 몸 관리 등 책임감. 그 안에 시스템이나 운동하는 전술 등도 많이 배웠다. 11년이라는 세월이 정말 배구 선수로서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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