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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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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의 골프 인사이드] KPGA 특채 시끌…KLPGA는 공모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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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하면서 지인 아들 특채

공모라 해놓고 내부서 나눠먹기

채용·공모 사회적 논란 ‘닮은꼴’

중앙일보

한종윤 부회장, 강춘자 대표, 이영미 대표(왼쪽부터)


한국 프로골프협회(KPGA)는 최근 직원 2명을 뽑았다. 특별채용인데, 한종윤(62) 상근 부회장의 친한 사람 아들 등이다. KPGA는 개인 회사가 아니다. 아는 사람을 특채로 뽑는 건 대상자가 출중한 능력자이고 말 그대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여야 한다. KPGA는 비상경영을 선언했고, 직원 급여를 10%씩 줄였다. 그 와중에 직원을 뽑았으니 더욱 이상하다.

한 부회장은 “선수 출신이라서 채용했다”고 말했다. 선수 출신 중 협회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그들만이 아니다. 두 사람은 다른 행정 경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은 “공채하면 오래 걸려 그랬다”라고도 했다. KPGA는 대회도 없다. 공채를 못 할 만큼 바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채용 비리나 친인척 채용 등으로 여러 차례 사회가 시끄러웠다. KPGA도 전임 집행부 고위직의 아들 친구를 뽑았다가 사달이 났다. 현 집행부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특채를 밀어붙인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뽑힌 사람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설령 능력이 있어도 오해받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사람 뽑는 일로 시끄럽다. KLPGA의 투어를 전담하는 자회사 KLPGT 대표 공모 과정에서다. 18일 강춘자(64) 전 KLPGA 수석 부회장과 이영미(57) 부회장이 KLPGT 공동 대표에 선임됐다. 공모라고 해놓고, 내부인사만 2명을 뽑았다. 지원서를 냈던 A씨는 “공모는 왜 했나. 외부인은 들러리로 세웠고, 짜고 친 고스톱이다.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KLPGA는 모집 공고에서 직위를 ‘대표이사 1명’이라고 해놓고 공동대표를 뽑았다. KLPGA는 “공고를 낸 뒤 이사회에서 공모 인사 1명과 내부 인사 1명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하자고 해 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작 이런 변경 내용을 지원자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공모 인사 몫으로 선임된 강춘자 공동대표는 투어를 크게 성장시켰다. 그러나 오랫동안 수석 부회장 자리를 지켰고, 지금도 이사를 맡고 있다. 명실상부한 KLPGA의 대표적 내부인사다. 공동대표를 공모 인사 1인과 내부 인사 1인으로 한다면 강 대표는 내부 인사 쪽에서 경쟁해야 옳다. 게다가 내부 인사로 대표가 된 이영미 부회장은 이번 공모의 전형위원이었다. 전형위원이 본인을 공동대표로 뽑은 셈인데, 모양새가 좋지 않다.

KLPGA는 “강춘자 대표는 처음부터 공모에 응했으니 외부 인사로 봐야 한다. 이영미 대표는 KLPGA와 KLPGT의 원만한 협조를 위해 공동대표가 됐다. 공동 대표로 변경한 부분은, 선발된 대표와 근로계약서를 쓰면서 설명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결과적으로 KLPGA 이사 2명이 KLPGT 공동대표가 되면서 양쪽 이사진은 흡사해졌다. KLPGT 대표를 공모한 건 KLPGA와 확실히 분리해 투어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였다. 대의는 오간 데 없고, 결국 사실상 같은 조직만 두 개 남았다.

성호준 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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