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대상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 직후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재난지원금 기부를 삼성에서 주도적으로 했냐'는 질문에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5대 그룹 임원과 만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회사 내부적으로 공익 캠페인을 진행해 지원금 기부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냐는 질문에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변창환 콰라소프트 대표, 이련주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 김성수 국무총리비서실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정세균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김기웅 위쿡 대표, 이석우 두나무 대표/ 대한상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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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운 현대차 사장도 회사 차원의 재난지원금 기부 독려에 대해 "기본적으로 개인 선택의 문제니까 회사에서 일률적으로 방향을 줄 사항은 아니다"라며 "개인들이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계층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지 말고 기부해달라고 독려하고 있다. 이에 경제계에서는 5대 그룹 임원들이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임원들이 전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특히 삼성그룹은 전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공개 캠페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업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면서 ‘관제 기부’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도 이런 지적을 의식해 기부 자발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기업들의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운동에 대한상의가 나설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상의가 나서서 할 일은 아니다"라며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다.
조선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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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한상의가 운영하는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가 이날 정식 출범했다. 샌드박스란 새로운 제품·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다.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 정부를 중심으로 샌드박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민간에서 샌드박스를 주도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규제 샌드박스 발전방안'에 따라 설치했고, 관련 법안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날부터 정식 시행됐다.
박용만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을 벌이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지만 위험을 사전 차단하는 제도로 인해 시도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많다"며 "입법 무산이나 소극 행정 때문에 사업이 막힌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최후의 보루가 샌드박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가) 문제점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우선 평가해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부에서는 신속한 심사와 승인 절차를 비롯해서 특례로 검증된 부분은 중대한 위험이 없다면 상시적으로 허용될 수 있게 제도화하는데 힘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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