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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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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종료했지만 흥행은 강타...프로배구 힘 '라이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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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다 결국 조기 종료됐지만, 인기는 확 시들지 않았다. 관중과 시청률 지표가 지난 시즌에 비해 많이 감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자부 시청률은 지난 시즌보다 상승했다.

중앙일보

지난 2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경기에서 현대건설 이다영과 흥국생명 이재영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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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이 최근 공개한 2019~20 V리그 시청률 결산 자료를 보면 여자부 평균 시청률은 1.05%. 남자부 평균 시청률은 0.83%이다. 여자부는 지난 시즌에 비해 0.15% 증가했고, 남자부는 0.24% 감소했다. 그만큼 배구 팬들이 여자부 경기에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이는 여자부에 스토리가 있는 라이벌 경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한 경기 최고 시청률도 여자부에서 나왔다. 지난 2월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시청률 1.67%를 기록했다. 아슬아슬하게 3위를 지키고 있던 흥국생명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극적으로 세트 스코어 3-2로 이겨 7연패를 탈출한 경기였다.

흥국생명과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각각 1, 2위를 기록하면서 라이벌로 부각됐는데,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테일러 쿡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까지 더해져 더욱 주목받는 대결이 됐다. 테일러는 흥국생명에서 부상과 불성실한 태도로 2번이나 시즌을 조기 마감했는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도로공사에 영입됐다.

그 과정에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에게 조언도 했지만, 결국 테일러는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테일러는 도로공사에서도 중도 하차했다. 테일러가 떠나기 전까지 흥국생명 선수들은 도로공사를 만나면 더 전의를 불태웠고, 배구 팬들의 관심도 더 높아졌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맞대결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자부 시청률 톱10에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맞대결이 4경기나 올랐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주포들의 부상으로 하반기에 주춤하면서 3위에 처졌지만, 1위 현대건설과 경기는 항상 박진감이 넘쳤다.

무엇보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에는 각각 쌍둥이 자매 레프트 이재영과 세터 이다영이 뛰고 있어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두 선수는 한국 배구를 이끄는 대형 스타다. 이재영은 지난 2014년 프로에 입문한 후, 신인상, 최우수선수(MVP)상 등을 받고 바로 스타가 됐다. 이다영은 지난 시즌부터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재영이 스파이크를 때리고 이다영이 네트 앞에서 막는 장면, 이재영이 이다영을 피해 득점에 성공하는 장면 등은 배구 팬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그래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는 흥미로운 라이벌전으로 환영받았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FA) 선수가 된다. 쌍둥이 자매가 한 팀에서 배구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두 자매가 다시 다른 팀에서 경기한다면 또 다른 라이벌전이 생길 수도 있다. 스토리가 풍부해진 프로배구 여자부는 다음 시즌에도 시청률 상승이 기대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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