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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조선일보 '민학수의 All That Golf'

[민학수의 All That Golf]'스페인 람보'의 슬기로운 '집콕 생활'... "지금은 서로 배려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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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다이어리]존 람 편…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씻기 등 작은 실천이 코로나 해결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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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 중인 존 람은 아내 켈리와 퍼즐 맞추기 등을 즐기며 정신적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존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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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출신의 존 람은 우리가 서로를 위해 지켜야 할 작은 노력들을 실천하며 지내고 있다. 올해 25세인 존 람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의 집에서 지난 12월 결혼한 부인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고향에 있는 부모님과 가족들에 대한 걱정을 비롯해 미국과 전 세계적인 확산 피해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 중인 존 람이 현재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한 본인의 진심을 전해왔다. <편집자 주>

지금은 서로가 조금씩 배려를 나눌 때다. 우리는 ‘나는 어리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주변의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을 생각해야 한다. 누군가는 무증상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 나로 인해 어떤 누군가가 큰 고통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 밀레니얼 세대가 좀 더 신중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전파를 막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나이가 많은 노년층보다는 우리 20~30대가 바이러스에 걸릴 확률이 낮고, 덜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더 고통을 겪고, 삶의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다. 이는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혹은 누군가의 가족일 수도 있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손을 자주 씻으며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이것들은 아주 작은 노력이면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내 몸은 미국의 애리조나에 있지만 난 진심으로 스페인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된다. 올해 85세이신 할머니를 비롯한 모든 나의 가족들 말이다. 우리는 자주 소식을 나눈다. 가족들은 자가격리를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지만 모두 웃음을 잃지 않으려 한다.

의료 기관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의사와 간호사들을 비롯해 다양한 의료 시설에서 타인을 위해 일하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지금 그들의 봉사는 정말 큰 의미이다. 그 고마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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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람은 “실수를 할 때마다 몇 발자국 물러서서 다시 생각한 덕에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PGA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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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로 골프의 세계에 꽤 어릴 때 발을 디뎠다. 어렸던 나는 실수들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성적이 부진하고 안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던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몇 발자국 물러서서 다시 생각한 덕에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 시간들을 견뎌내며 교훈을 얻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우리의 인생은 큰 산처럼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있다. 골프를 굉장히 어린 나이에 시작하면서 언젠가 세계 1위가 되고 싶고, 그 누구보다 뛰어난 선수가 되길 꿈꿨다. 때로는 아무 것도 두려울 것 없는 시간도 있었지만 때로는 내가 꿈꾸던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게 삶인 듯하다. 우리가 자신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에는 이득과 손실이 항상 따라온다는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 내가 타인을 돕기 위한 최적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언제나 나를 ‘최애’ 선수로 여길 어린 골프 팬들도 고려해야 한다. 내가 그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멋진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승패가 존재하는 골프계에서 우리는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대회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얻었더라도 내가 화 나 있는 모습을 보기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승리를 거둔 선수는 나보다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을 것이고, 그 자격을 갖춘 것이다.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 골프의 세계는 꽤 진실된 것 같다. 결국 내가 무언가를 잘못하게 되면 반드시 결과로 나에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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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샌드백을 치며 체력 훈련 중인 존 람./존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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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도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성장과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 과정을 겪어야만 한다. 인생에 오르막길만 있을 순 없다. 좋은 시절이 있다면 나쁜 시절도 있다. 아주 좋은 때도, 아주 절망적인 순간도 존재한다. 하지만 경험과 노력을 통해 좋은 시간은 더 행복하게, 나쁜 시기는 조금 덜 힘들게 헤쳐나갈 수 있다.

1년 전, 마스터스에서 나는 공동 9위를 했다. 그날은 아마 내게 ‘조금 덜 불행한 시간’이었다. 그 전 출전했던 두 번의 마스터스에서는 최종 라운드에 선두와 꽤 가까운 순위를 유지했다. 그때 생각했다. 다음에 출전하게 된다면 3일 동안 좋은 플레이를 이어가서 일요일에 우승을 할 기회를 만들고자 말이다. 세베 바예스트로스와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이 그랬던 것처럼 ‘챔피언스 디너’에서 티본 스테이크를 동료들과 마음껏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게 ‘조금 더 행복했던 순간’은 나의 파트너인 라이언 파머와 함께 취히리 클래식에서 우승을 했을 때다. 라이언과 나는 정말 잘 통한다. 우리 둘 다 우측으로 살짝 도는 페이드샷을 많이 치는 등 플레이 스타일 또한 비슷하다. 그 주말에는 우리 둘 모두 훌륭한 경기를 보여준 듯 하다.

1년이 지나 우리가 우승했던 취히리 클래식을 비롯해 많은 대회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지금, 우리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개인으로서의 책임을 가지고 바이러스 확산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면 우리는 해야만 한다.

아내 켈리와 나는 지난 몇 주간 집에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건강함을 유지하려 꽤 분주하게 지냈다. 우리는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겼고, 퍼즐 맞추기 등을 통해 정신적인 평온함을 찾기도 했다. 집에서만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조금은 답답하지만 서로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며 ‘조금 덜 불행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 중이다.

PGA 투어가 재개돼 하루 빨리 팬들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그 전까지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스스로와 우리 사회를 지켜냈으면 한다. 모두 건강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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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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