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39)이 14년 간의 경력을 뒤로하고 3월31일 은퇴를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지막 시즌이 조기 종료된 것은 아쉽지만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영구결번, 그리고 프로농구 역대 최고 포인트가드라는 찬사와 함께 명예롭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017년 프로리그 20번째 시즌을 기념하여 ‘코트를 빛낸 레전드 12인’을 선정했다. 양동근은 이상민(48·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 주희정(43·고려대학교 농구부 감독)과 함께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올렸다.
주희정 감독은 20시즌-1000경기-5000어시스트-1500스틸이라는 불멸의 누적 기록을 자랑하지만, 우승과 정규시즌 및 플레이오프 MVP가 1번뿐이라 프로농구 역대 최고 포인트가드가 누구냐를 논할 때 매우 불리하다.
양동근(오른쪽)이 KBL 14시즌을 뒤로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이상민(왼쪽) 감독을 넘어 프로농구 역대 최고 포인트가드로 자리매김하고 선수 생활을 마쳤다. 2012년 나란히 촬영에 응한 둘. 사진=한국농구연맹 제공 |
이상민 감독이 어시스트와 스틸 부문에서 비교우위를 점한다면 양동근은 6차례 우승과 정규시즌 MVP 4번,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 3회와 2차례 수비왕, 베스트5 9번과 수비5걸 3회 등 대다수 개인상을 포인트가드는 물론이고 프로농구 어떤 선수보다 더 많이 받은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기회 창출과 패스 길목 차단이라는 포인트가드 고유의 덕목은 현역 시절 이상민 감독이 낫겠지만 양동근은 정규리그의 꾸준함과 단기전 같은 큰 경기에서 누구보다 강한 면모를 보였다.
무엇보다 양동근은 ‘누가 더 최정상급 기량을 오래 유지했나?’라는 질문에서 이상민 감독뿐 아니라 다른 모든 역대 프로농구 스타를 압도한다.
양동근은 2005-06시즌부터 2015-16시즌까지 11년 동안 9차례 베스트5에 포함됐다. 수비5걸은 첫 선정이 2004-05시즌, 마지막은 2015-16시즌이다. 프로농구 굴지의 기량을 공수에 걸쳐 12년간 유지했다는 얘기다.
이상민 감독의 탄력과 당시 기준 포지션 최고의 체격, 주희정 감독의 번개 같은 속공 전개는 없지만, 최근 미국프로농구 NBA에서도 보기 드문 공수 겸장의 듀얼가드라는 장점은 독보적이다.
양동근은 181㎝의 신장으로도 프로농구 경력의 대부분 기간 언제든 슈팅가드까지 공략하고 막아내왔다. 동료의 스크린이나 움직임으로 만들어지는 공간을 찾아 들어가 정확하게 구사하는 슈팅은 꾸준한 득점을 보장했다.
일각에서는 양동근이 포인트가드의 고전적인 역할을 대표하는 창조성 측면에서 프로농구 역대 최고를 논하기엔 다소 아쉽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현재 NBA는 과거 그 어떤 시점보다 포인트가드에게 많은 공격 시도와 득점을 요구하고 있다. 농구 유행을 선도하는 세계 최고 무대의 근황도 양동근이 당장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프로농구 올타임 넘버원 포인트가드로 평가될 가능성을 높여준다. mungbean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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