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과 구단, 협력업체 등 각종 손실 발생
선수들 연봉과 인센티브도 영향받을 듯
연맹 관계자 “고통을 나눠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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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막심 연맹과 구단, 고민도 많네.’
케이비엘(KBL)이 24일 2019~2020시즌 마감을 결정하면서 프로배구, 여자프로농구에 이어 프로농구까지 3개의 리그가 중도에 종료됐다. 이들 리그에서는 이번 시즌 우승팀이 존재하지 않는다. 챔피언전 타이틀의 주인공도 없다. 케이비엘 관계자는 “시즌 기록과 통계를 어떻게 내야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경제적인 손실에 비하면 약과다.
먼저 개별 구단은 총 57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결손이 생겼다. 경기당 관중 수입을 평균 3천만원 안팎으로 보면 10개 구단이 챙길 수 있는 총 17억원의 재원이 사라진 것과 같다. 구단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주요 수입원 가운데 하나인 유니폼과 코트 바닥 광고 후원사에 대해서도 볼 낯이 없어졌다. 시즌권을 구매한 팬들한테는 전액은 아니더라도 일부 비용을 반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맹에서 감수해야 할 비용 규모는 더 커진다. 가장 큰 문제는 중계 방송사와 타이틀 스폰서, 공식음료나 사용구, A보드 후원사와의 계약 관계다. 이미 시즌 전체를 대상으로 관련 권리를 팔고 현금을 받았지만, 리그가 중도에 마감하면서 꼬였다. 코로나19가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정이지만, 계약서에 이런 조항이 명시돼 있지 않다면 협의를 통해 풀어야 한다.
농구계에서는 9월 등 비시즌에 컵대회 등을 열어 후원사에 혜택을 주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프로배구나 여자프로농구에서도 규모는 다르지만 프로농구와 비슷한 사정이다.
선수들의 경우 고정급과 인센티브 등 보수 총액은 보장돼 있다. 하지만 4강과 6강, 챔피언전 진출 여부나 출장 수에 따라 걸려있는 인센티브는 좀 더 정확한 법률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고정급 역시 모든 경기를 다 뛰지 않는 상태에서 받은 것이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외국의 경우 상황은 다르다. 미국프로농구(NBA)에는 구단과 선수의 계약서에 리그 전체 상황에 따라 경기가 취소되면 연봉을 감해서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수가 줄어들면 선수들의 연봉이 줄어들게 돼 있는 것이다. 유럽 축구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불발로 선수들의 연봉 삭감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케이비엘은 이날 리그 마감을 발표하면서 정규경기와 플레이오프 우승 상금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각 구단 협력업체 종사자 지원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또 심판, 경기원, 판독관, 분석관 등에게 시즌이 정상적으로 끝났을 때와 맞먹는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규직이 아닌 협력 직원들에 대한 고통 분담 차원이다.
한 프로농구 구단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연맹과 구단이 큰 손실을 보게 됐다. 앞으로 구단과 선수의 계약 조항에 천재지변으로 인한 리그 중단시 연봉 삭감 항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프로농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프로 종목에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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