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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킹덤2' 박인제 감독, 한계 없는 무한도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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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박인제 감독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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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박인제 감독이 본인의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틀에 박힌 크기 안에 무언가를 채워넣기보다는 그 틀을 깨부수고 자신의 역량을 확장시켜나갔다.

지난 13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 2'(극본 김은희·연출 박인제, 이하 '킹덤2')가 베일을 벗었다.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혜원 조씨 일가의 탐욕 아래서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된 왕세자 이창(주지훈)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킹덤2'는 드라마 형식에 영화적 문법을 접목한 작품이다.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연출 기법을 표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지만 전체적인 틀은 드라마에 가깝다. 감독이 극본을 쓰지 않고 작가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한다는 점, 긴 호흡과 이어지는 캐릭터들의 서사도 드라마 그대로다.

앞서 2011년 영화 '모비딕'의 연출, 2017년 영화 '특별시민' 각본과 감독을 맡았던 박인제 감독에게는 드라마 '킹덤2'은 그야말로 도전이었으며 과제였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박 감독은 자신의 한계에 머무르기보다는 이를 깨부수는 결정을 내렸다. 실제 '킹덤2' 제작을 위해 숱한 공부와 연구가 동반됐다고.

박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도 그랬지만 '킹덤2' 제작을 위해 더욱 공부를 해야 했다"며 "특히 사극이다 보니 역사, 미술, 의상 등의 부분을 고객에 맞추기 위해 저 나름의 공부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 포맷 등이 영화와는 달랐다"며 "'킹덤2'는 6편의 이야기로 이어지다 보니까 다음 편에 궁금증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간의 작업과 색다른 작품에 박 감독은 설렘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제가 과거에 작업했던 영화들과 다른 장르였기도 하고 좀비물을 워낙 좋아해 기대감도 있었다"며 "이런 좀비물을 제작하는 것 자체에 두근거림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누구든 첫 도전을 결심하기엔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박 감독은 '킹덤1' 김성훈 감독과 김은희 작가를 향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킹덤2' 제작 참여를 고민 없이 결정했다고. "김성훈 감독에게 제안을 받았다. 편집본과 대본을 보고 선택을 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한 그는 "김은희 작가의 글은 앉아서 보기 시작하면 앉아서 끝까지 볼 수밖에 없는 쫀쫀함과 치밀함이 있다. 굳이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은희 작가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감독은 "대본을 쓴다는 작업이 굉장히 힘들다. 외롭고 혼자 해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대본 받아서 하는 게 재밌었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또 한 번 받아서 하고 싶다"며 김 작가와의 재호흡을 기대하기도 했다.

김성훈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박 감독은 시리즈물인 만큼 시즌 1의 내용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그는 "시즌 1을 이어가는 게 기본이고 지켜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며 "시즌 2에서 자연스럽게 세계관을 이어가는 게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시즌 1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려 노력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자 했다. 그는 "좀비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만족을 충족시켜 주고 싶었다"며 "시즌 2에서 좀비를 좀 과장되게 표현했다. 통상 좀비들이 목을 물어 뜯는다면 뺨을 뜯는 부분 등이 제가 보여 주고 싶었던 방향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임팩트 있는 연출을 중점으로 뒀다. 안현(허준호)이 조학주(류승룡)의 뺨을 물어뜯는 장면 외에도 두 사람의 강렬한 퇴장을 위한 연출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고. 그는 "대본에서는 안현의 퇴장이 '목을 뜯는다' 정도로 끝나게 돼 있었다"며 "그러나 저한테 주어진 임무는 얼마나 그들의 퇴장을 임팩트 있게 만느냐에 있었다. 어떻게 임팩트 있게 만들까, 어떻게 하면 다음편을 굼긍해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강렬하게 연출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선시대가 배경인 만큼 이를 고증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박 감독은 "리얼한 고증을 위해 문화재에 피를 묻히고 훼손할 순 없었다. 세트에서 이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고증에서 벗어나지 말자는 게 제 방향이었다. 전체적인 의상, 공간이라든지 모든 면에서 공을 많이 들이고 시간과 돈도 많이 썼다"고 전했다.

박인제 감독이 구축한 공간에서 배우들은 출중한 연기력으로 보답했다. 이에 박 감독은 열연을 해 준 배우들을 향한 고마움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박 감독은 시즌2에서 '빌런' 역할로 두각을 나타낸 배우 김혜준을 향한 칭찬을 쏟아냈다. 그는 "김혜준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많은 배우"라며 "그가 가지고 있던 캐릭터, 사건, 상황들을 잘 묻어나게끔 화려한 퇴장을 했다. 관객들도 당연히 좋아하리라 예상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킹덤2'에 새롭게 합류했던 배우 안재홍, 박병은, 김태훈, 전지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배우들은 캐스팅 제안을 받고 흔쾌히 출연을 수락했다. 이에 박 감독은 "시즌 1부터 출연을 이어온 배우들과 다르게, 새로 들어와 연기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다들 잘해 주고 열심히 해 줬다"며 "개인적으로 감사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로라하는 배우들이었던 만큼 다음 작품에서도 모든 배우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특히 새로 캐스팅했던 안재홍, 박병은, 김태훈과는 꼭 해 보고 싶다"는 희망을 털어놨다.

'킹덤2'는 박인제 감독에게 있어서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드라마의 매력을 느끼도 했다고. 그는 "영화는 2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러나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긴 호흡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 3 제작에 욕심이 생기는 것도 당연한 수순. 그는 "'킹덤2'가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어 기분이 좋다. 이와 별개로 다음엔 어떤 재밌는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 욕망도 생겼다. 다음 작품은 좀 더 재밌게 생각해 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즌 3와 관련된 것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끝으로 박인제 감독은 예비 시청자들에게 "'킹덤2'은 추상적으로 표현하자면 달려가는 이야기"라며 "지루한 시간에 보게 되면 4~5시간이 훌쩍 없어질 거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조언하며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렇듯 박인제 감독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모험에 뛰어들었다. 깊이 있는 연구, 노력 끝에 '킹덤2'라는 대표작을 안게 된 박인제 감독. 그러나 여전히 목이 마른 박 감독은 다음 행보를 위한 걸음을 내딛었다. "지나간 작업은 지나간 채로 두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기기 위해 저는 항상 준비를 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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