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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29회 BIFF] 결국 눈물 보인 조진웅…故이선균을 끝까지 기억하는 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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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토크: 고(故)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다-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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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친형이 없지만, 진짜 '찐형'이 생긴 것 같았다."

영화 '끝까지 간다'의 배우 조진웅과 김성훈 감독이 먼저 떠난 고(故) 이선균을 기억하며 추억했다.

3일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에서 '스페셜 토크: 고(故)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다-끝까지 간다' 행사가 진행됐다.

'끝까지 간다'는 2014년 개봉해 345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이선균의 대표작이다. 당시 이선균 그리고 조진웅의 열연과 관객의 놀라게한 이야기, 연출로 입소문을 타며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이 영화로 이선균은 백상예술대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조진웅과 공동수상)의 영예를 품에 안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이선균의 전작을 함께 관람하며 고인을 기렸다. '끝까지 간다' 행사에서도 조진웅과 김성훈 감독이 참석해 직접 고인과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비리 경찰 캐릭터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듯보였던 이선균. 멜로 이미지가 강했던 그에게 김성훈 감독은 시나리오를 건넸다. 이선균이어야 성립 가능했던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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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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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감독은 "이선균을 처음 만난 게 2013년이었다. 이선균의 첫 질문이 '이거 왜 나에게 줬냐'다. 자신이 안 어울리는 게 아니냔 질문이었다. 이선균이 로맨틱 코미디, 로맨스, 홍상수 감독의 작품 등을 하던 배우였다"면서 "극 중 캐릭터가 좋은 친구는 아니지 않나. 나쁜지는 모르겠지만, 나쁜 행동을 했다. 그러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써야 하는데, 관객들이 그 주인공을 질타하지 않고 연민하고 응원해야 했다. 이선균의 선한 이미지가, 얼굴 하나가 누군가에겐 엄청난 설득력을 지닌다고 생각했다. 이 얼굴을 그래서 원하게 됐다. 그 이야기를 하니 이선균의 얼굴이 바뀌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이선균과 합을 맞추게 된 김성훈 감독과 조진웅은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현장에서 치열하게 놀았다. 이 가운데, 김 감독과 조진웅 사이를 중재한 것은 선배이자 형 이선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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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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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조진웅은 "이선균이 (김성훈 감독의 아이디어를 내가) 납득할 수 있게끔 잘 리드했다. 어린아이처럼 '이건 용납안 된다'고 하면, 이선균이 '이건 이런 거 같다. 회의를 한번 해보자'며 중간 역할을 했다. 세 명이서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선배다운 선배, 형다운 형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조진웅은 "액션신을 찍고 둘이서 거울을 보며 옷을 갈아입는데, 어제 있던 멍이 그대로 있고 멍이 또 생겼다. 서로 눈 마주치며 웃으면서 '우리 오늘 뭐 한 것 같다잉' 그랬다. 제가 덩치가 크니까 올라타서 하는 액션에서 형이 비명을 지르는 거다. '되게 리얼한데' 그랬는데, 그때 갈비뼈에 금이 갔었다. 근데 말을 안 하더라"며 웃었다.

김성훈 감독은 이선균 이야기를 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과하지 않게 너무 잘생긴 배우다. 연출자 입장에서 그의 표정과 감정을 제시하는 게 무한대에 가깝다. 작품의 이미지를 상상하는 데 영감을 줬다. 이 작품에는 눈의 불안함을 많이 담으려고 시도했다. 눈동자의 떨림을 포착하려고 했다. 얼굴 클로즈업을 담고 싶었다. 이선균이 눈이 참 예쁘다"라며 눈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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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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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눈물에 이어 조진웅은 "(이선균은)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다"라고 기억했다. "그 표정에서 지나온 삶들을 다 이야기할 수 있다. 아끼는 동생, 후배를 만났을 때 하는 제스처가 있다. '츤데레' 같으면서도 심장 속까지 건드리는 표정이 있다. 되게 좋은 형 같다. 저는 친형이 없지만, 진짜 '찐형'이 생긴 것 같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네며 조진웅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계속 기억할 거니까. 끝까지 기억해달라"며 고인을 기렸다.

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흘간 개최된다. 63개국 224편의 초청작과 55편의 커뮤니티비프 상영작까지 총 279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개막작은 강동원·박정민 주연, 김상만 감독의 '전,란'이다. 폐막작으로는 싱가포르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 선정됐다.

부산=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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