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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盤前無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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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타오신란 七단 / 黑 김지석 九단

조선일보

〈총보〉(1~238)=어떤 승부이건 먼저 서두르는 쪽이 진다. 바둑에서 '반전무인(盤前無人)'이 최고의 경지로 일컬어지는 이유다. 이 판의 김지석은 평소와 다르게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공격서도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했다. 첫 징조는 51 때 나왔다. 참고도 3, 5로 자연스럽게 챙긴 후 7로 상중앙을 확장했으면 백은 우하 4점의 곤마 때문에 매우 거북한 바둑이 됐을 것이다.

우하귀 패싸움서 실패한 후 흑은 수를 내 빨리 만회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자주 노출했다. 김지석은 이후 특유의 괴력을 발휘해 하중앙서 대형 2단 패를 만드는 데 성공, 미세하게 따라붙기도 했지만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다. 바둑판이 한 줄만 더 길었어도 역전됐을 것이란 탄식이 나올 만도 했다.

반대로 타오신란의 인내력과 안정감은 인상적이었다.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간발의 우세를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쉬자위안·변상일·김지석을 연파하면서 개인 최고 기록인 메이저 4강 고지 등정에도 성공했다. 중국 중견 기사층의 두터운 저변을 또 한 번 일깨운 일전이었다. (76 82…64, 79…71, 130 136 142…124, 133 139 144…119, 211 218…67, 214…172, 293수 끝 백 반집 승, 239수 이하 생략)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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