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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이라크와 시리아 공항·항공사 직원들이 솔레이마니 사살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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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은 유리창이 어두운 차량을 타고 시리아 다마스쿠스 공항에 도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병사 4명이 함께 타 있었다. 이들은 바그다드로 향하는 참윙 항공사의 비행기 근처에 주차를 했다.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 시각) 인용한 항공사 직원의 증언이다.

조선일보

거셈 솔레이마니.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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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솔레이마니의 마지막 비행이었다. 솔레이마니는 지난 3일 미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바그다드 공항에서 사망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계 무장조직인 인민동원군(PMF)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 등 공항에서 솔레이마니를 만났던 이들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로이터는 이라크 군이 미군 무인기가 바그다드 공항을 공격한 몇 분 후에 솔레이마니 사살과 관련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이라크 보안요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마스쿠스 공항과 바그다드 공항 내 정보요원들이 어떻게 미국과 협력해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파악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그 결과 바그다드 공항 내 스파이 조직이 솔레이마니의 공항 도착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를 미국에 유출한 증거를 (이라크 국가안보국 조사관들이) 확보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이라크 보안요원을 인용해 전했다. 정보 유출 혐의를 받는 사람 중에는 바그다드 공항의 보안요원 2명과 항공사 직원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솔레이마니 동선과 관련한 첫번째 중요한 정보 유출은 다마스쿠스 공항에서 발생했다. 한 이라크 보안요원은 "바그다드 공항 셀의 임무는 솔레이마니의 도착과 그의 세부 동선을 확인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공항 보안카메라를 본 2명의 공항 관계자에 의하면, 솔레이마니가 탄 비행기는 3일 오전12시30분쯤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했다. 솔레이마니와 병사들은 기존 관행과 달리 비행기 계단을 통해 곧장 활주로로 나갔다.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은 비행기 밖에서 솔레이마니를 기다렸고, 그들은 함께 대기하던 장갑차로 올랐다. 공항 관계자는 솔레이마니와 알무한디스를 경호하던 군인들도 무장된 SUV 차량에 탔다고 전했다. 이후 오전 12시55분, 미군의 무인기가 공항 밖으로 연결된 도로를 달리던 두 차량을 공격했다.

한 이라크 보안요원은 "공항 조사팀이 미국에게 솔레이마니 동선을 제공한 사람을 찾기 위해 사건 후 몇 시간 동안 공항 야간 근무 직원들에게 걸려오는 모든 전화와 문자 메세지를 낱낱이 살펴봤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이라크 국가안보국 요원들이 공항 보안요원과 항공사 직원 여러 명을 조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관련자들은 침묵을 유지했다. 이라크 국가안보국은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고, 참윙 항공사는 "항공사 직원들은 공항 조사에 대해 말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했다. 이라크 민간항공국 대변인도 조사에 대해 언급하길 거부하면서도 "고위층 인사가 포함된 사건은 일상적"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와 시리아 정보요원들이 솔레이마니 사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언급하는 것을 거부했다.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은 미사일 공격 며칠 전부터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추적했다"면서도 어떻게 미군이 솔레이마니의 위치를 정확히 짚어낼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김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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