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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깔끔한 棋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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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펑리야오 六단

〈제6보〉(71~79)=펑리야오(彭立堯)는 깔끔한 바둑을 구사한다. 착점 하나하나가 스마트하고 균형이 잡혔다는 평을 듣는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담백한 맛인데, 때론 싱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의 바둑에서 격렬한 투지나 반발을 구경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 기사 중엔 조한승 9단이 펑리야오와 가장 비슷한 유형으로 꼽힌다.

흑 ▲에 백이 △로 응수한 장면. 여기서 귀의 변화만 놓고 본다면 72 자리 꼬부림이 급소다. 참고 1도처럼 좌상귀 백 3점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사이 8로 느는 데까지 백의 외세가 마구 팽창하게 된다. 하중앙 백 진영과 호응한 중원 세력은 보기만 해도 위협적이다.

고심 끝에 71로 우회했다. 잡을 수 있는 돌을 못 잡고 놓아주는 심정은 쓰리다. 72로 귀의 백이 산 뒤 77까지 외길. 75로 78에 두는 것은 욕심으로, 참고 2도의 수순이 숨어 있다. 78을 게을리하면 흑이 그 자리를 선수로 두게 된다. 79는 '깔끔한 펑(彭)씨' 다운 응수였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볼 장면이었음이 곧 밝혀진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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