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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타임' 볼칸 오즈데미르(30, 스위스)는 2010년 MMA 데뷔 전까지 젊은 킥복서로 명성을 얻었다. 아마추어와 프로 무대를 오가며 5전 5승.
유럽에서 가장 큰 킥복싱 단체인 수페르콤뱃(SUPERKOMBAT)에서도 될성부른 떡잎으로 통했다.
2010년 9월 종합격투기에 뛰어들었다. 무대를 옮긴 뒤에도 마찬가지.
강력한 펀치와 엘보, 이따금씩 선보이는 기습 초크는 오즈데미르에게 중량급 최고 샛별 지위를 안겼다.
스위스와 프랑스, 브라질, 덴마크를 넘나들며 9연승을 쓸어담았다. 이 가운데 8경기를 1라운드에 끝냈다. 펀치 (T)KO로 7승, 기무라 초크로 1승을 챙겼다.
더 큰물에서 호출이 왔다. 벨라토르가 손짓했다.
새 직장 첫 경기도 1라운드에 끝냈다. 3분 13초 만에 조시 래이니어를 펀치 TKO로 잡았다.
두 번째 경기에선 켈리 아눈드슨 넥 크랭크에 걸려 탭을 쳤다. 끊임없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는 상대 게임 플랜에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이후 2경기를 모두 이기고 흐름을 회복했다.
총 전적 12승 1패 타격가를 UFC는 놓치지 않았다. 늘 새 얼굴이 목마른 중량급이기에 더 그랬다.
2017년 2월 꿈에 그리던 옥타곤 데뷔를 이뤘다.
데뷔 시즌은 눈부셨다. 첫 해에만 3승을 수확했다.
베테랑 오빈스 생프루를 판정으로 이기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오즈데미르는 미샤 서쿠노프, 지미 마누와까지 연달아 눕히며 단숨에 라이트헤비급 컨텐더로 부상했다.
주먹 힘은 세계 최고 무대서도 유효했다. 서쿠노프를 28초, 마누와를 42초 만에 펀치 KO로 잡았다.
워낙 경기를 빨리 끝낼 뿐더러 상대를 KO시킨 뒤 손목시계 가리키듯 툭툭 치는 세리머니 덕분에 '시간 없음(No Time)'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흠 잡을 데 없는 데뷔였다.
순조로웠다. UFC 대표 거포 이미지를 획득한 오즈데미르는 곧장 타이틀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상대는 백전노장 다니엘 코니어. 지난해 1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UFC 220에서 챔피언벨트를 놓고 주먹을 맞댔다.
그러나 졸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코미어와 기량 차를 현저히 드러내며 2라운드 2분 펀치 TKO로 졌다.
팬들은 "(오즈데미르가) MMA 체육관 수강생처럼 보였다"며 실망감을 피력했다.
연패 늪에 빠졌다. 앤서니 스미스, 도미닉 레예스에게 잇따라 고개를 떨궜다.
두 경기 모두 3라운드에 끝났다. 스미스에게 리어네이키드초크로, 레예스에겐 판정으로 졌다. 체력 약점이 부각됐다.
장기전 경험이 부족한 오즈데미르를 백병전이 아닌 지구력 싸움으로 끌고갈 경우 승률이 높아진다는 파훼법이 힘을 얻었다.
지난 8월 연패 사슬을 끊었다. 일리르 라티피를 KO시키며 한숨 돌렸다. 내용도 좋았다.
경기 뒤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도 선정되며 가욋돈을 챙겼다. 재기 발판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
오즈데미르는 쉴 생각이 없다. 4개월 만에 다시 오픈핑거글로브를 낀다. 무대는 대한민국 부산.
다음 달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65(이하 UFC 부산 대회)에서 알렉산더 라키치와 주먹을 섞는다.
라이트헤비급 8위 오즈데미르는 10위 라키치를 잡고 톱5 진입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 둔탁한 스타일과 묵직한 한 방으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킥복서 출신 타격가는 부산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 수 있을까.
UFC 부산 대회 코메인이벤트가 유력한 이 매치에 국내외 격투 팬들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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