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코치와 함께 본 PGA 신인상 임성재
US오픈 챔프 우들랜드, 제이슨 데이와 동반플레이
뒤지지 않는 티샷과 쇼트게임으로 대등한 경기
파5 12번홀 멋진 칩샷으로 버디 잡아 박수갈채
코치 “쇼트게임 잘하지만, 비거리 등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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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임)성재요? 그린 주변에서 (샷의) 상상력이 좋습니다. (울룩불룩한) 그린 위 어디에 어떻게 공을 떨어뜨려야 할지 잘 아는 것 같아요. 가장 약한 게 샌드 세이브이고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인 제3회 더 씨제이컵(The CJ CUP·총상금 975만달러) 1라운드가 열린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파72·7241야드).
아시아 국적으로는 사상 최초로 미국프로골프 투어 신인상(2018~2019 시즌)을 받은 한국 남자골프의 ‘신성’ 임성재(21·CJ대한통운)는 아버지 임지택씨와 고2 때부터 자신을 지도해온 최현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올해 유에스(US)오픈 챔피언인 게리 우들랜드(38·미국), 제이슨 데이(32·호주)와 같은 조에서 샷 대결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전날 프레스룸에서 타이보타우 미국프로골프 투어 국제담당 사장으로부터 뒤늦게 신인상(올해부터 아놀드 파머상으로 개명) 트로피를 전달받은 임성재는 이날 메이저대회 챔피언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 쇼트게임 능력을 선보여 그를 따라다닌 갤러리 100여명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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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는 결국 버디 6개에 보기 2개로 4언더파 공동 9위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우들랜드(1언더파)보다 앞섰고, 전 세계랭킹 1위 데이(6언더파)한테는 2타 뒤졌다.
임성재는 특히 12번홀(파5·554야드)에서 괴력의 샷으로 버디를 잡아 눈길을 끌었다. 호쾌한 드라이버샷에 이어 두번째 아이언샷으로 공을 그린 뒤로 훌쩍 넘긴 뒤 정확한 칩샷으로 공을 핀 1m2 부근에 붙여 1타를 줄인 것이다. 순간 갤러리 사이에서 “나이스 버디”라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쇼트게임을 잘한다”는 최현 코치의 말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라초등학교를 나오는 등 제주도 출신인 임성재는 미국프로골프 2부 투어(웹닷컴투어)에서 뛰던 2018년 전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해 2부 투어 신인상을 받더니, 2018~2019시즌 정규 투어에 나와서는 신인상(우승없이 7회 톱10 진입)까지 받으며 일약 남자골프계가 주목하는 선수가 됐다.
임성재는 신인상 트로피를 받은 뒤 지난 시즌 35개 투어 대회에 나가는 등 강행군을 한 데 대해 “(미국 투어는) 어렸을 때 꿈의 무대”라며 “시합을 나가지 않으면 매우 아깝다. 시합을 나가는 게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싶고, 내년에는 우승을 하고 싶다. 작년에 투어 챔피언십에 나갔는데 올해도 마지막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임성재는 지난주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문경준 등 국내 강자들을 물리치고 우승하며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그의 약점은 벙커샷이다. 아버지 임지택씨는 “보통 4라운드 동안 그린 주변 벙커에 8~9번 공이 들어가는데, 성재는 2타 정도를 잃는다”며 샌드 세이브율이 낮다고 했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도 300야드 정도 되는데,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좀더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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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라운드에서는 한·중 핑퐁스타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 안병훈(28·CJ대한통운)이 버디만 8개 잡아내며 8언더파 단독선두로 나섰다. 세계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브룩스 켑카(29·미국)는 3언더파 공동 15위, 초대 대회 챔프 저스틴 토마스(26·미국)는 4언더파 공동 9위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서귀포/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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