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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닥공 戰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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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투샤오위 五단 / 黑 김지석 九단

조선일보

〈제9보〉(107~117)=인간과 인공지능은 사고(思考) 메커니즘이 다른 까닭에 특정 장면에선 전혀 상반된 해법을 들고 나오기 일쑤다. 초기 인공지능 시절엔 '기계의 한계'로 간주했는데 알파고 혁명 이후부터는 거꾸로 '인간의 한계'란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중원을 크게 장악한 흑의 다음 수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의견이 또 한 번 충돌한다.

김지석의 선택은 107의 단수. '가'로 뻗거나 108로 씌우는 '상식'을 넘어선 강수였다. 기리(棋理)상 백 '가'로 양단수가 되는 수단을 남긴 자체가 행마법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 패는 백이 감당할 수 없다는 게 김지석의 생각이었고, 이 우직한 '닥공 전법'이 먹혀든다. 팻감이 부족한 백이 116으로 굴복하자 또 117로 몰아 2차 패싸움을 유도한다.

107 대신 인공지능(줴이·絶藝)이 제시한 변화가 참고도다. 대형 패 맛이 남은 중앙 화약고에서 일단 철수할 것을 권한다. 이렇게 좌변 백진을 삭감하고 7로 틀어막아 흑의 외세가 더 강고해진다는 것. 세계 최고 인공지능과, '인간 불도저' 김지석의 선택 중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인지는 117 이후 재연될 2차 패싸움에 따라 판가름나게 됐다. (112…◎, 115…109)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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