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월화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방송화면. |
엄마의 곁을 지키기 위해 좋아하는 여자친구와 잠시 떨어져 있기로 한 열여덟 살 소년, 남자친구와 작별하면서 따뜻한 응원을 건네는 열여덟 소녀. 두 사람의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이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뭉클하게 만들었다. JTBC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극본 윤경아, 연출 심나연)의 결말이다.
지난 10일 ‘열여덟의 순간’의 마지막 회는 엄마 이연우(심이영 분)와 같이 살기로 마음먹은 최준우(옹성우 분)가 학교를 떠나며 유수빈(김향기 분)과 작별의 포옹을 나누는 장면으로 막을 내렸다.
수빈과 담임선생님인 오한결(강기영 분) 덕분에 미술 학원에 다니면서 꿈을 키운 준우는 미술 시험을 친 뒤 엄마에게 향했다. 그는 계단 청소일을 시작한 엄마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다. 더욱이 아버지와 이혼한 뒤 홀로 외롭게 지내는 엄마를 떠올리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는 결국 엄마가 있는 곳에서 같이 생활하기로 마음 먹고 전학을 가기로 결정했다.
엄마가 있는 곳으로 떠나면서 가장 마음에 걸린 건 수빈이었다. 애틋함이 더욱 커져가는 두 사람은 잠시 동안의 이별을 앞두고 슬프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보듬었다.
준우는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긴 수빈 엄마 윤송희(김선영 분)를 찾아갔다. 그는 용기를 내어 “엄마에게 가기 때문에 수빈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 하루만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게 허락해달라”고 말했다. 진심이 담긴 준우의 부탁에 송희 역시 지난일을 사과했고, 이후 둘의 만남을 허락했다.
자유롭게 데이트를 시작한 준우와 수빈은 영화를 보고 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더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곧 다가올 이별의 순간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수빈도 준우가 엄마에게 간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잠시 동안의 이별을 코앞에 둔 데이트여서 두 사람의 눈빛엔 아련함이 묻어났다.
수빈은 애써 담담한 척 준우를 응원했고, 준우는 그런 수빈에게 “나도 네가 가장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각자 위치에서 조금만 기다리자”고 했다. 그러면서 “멋있어져서 다시 보러 오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수빈은 눈물을 쏟았고, 준우는 그런 그를 꼭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했다.
성적을 조작한 사건 등으로 물의를 빚은 마휘영(신승호 분)도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 휘영은 준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과하며 “자퇴하는 길밖엔 없는 것 같다. 너에게 한 짓들은 모두 죗값을 치르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첫 회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악연의 실타래가 이로써 풀렸다.
JTBC ‘열여덟의 순간’ 방송화면. |
‘열여덟의 순간’의 마지막 회는 ‘이제 어디 가서도 자신 있으니까’라는 예고편 제목처럼 한결 씩씩해진 청춘들의 성장을 보여줬다. 태어나 처음으로 꿈을 가진 준우의 도전을 비롯해 성숙한 모습으로 엄마 송희를 향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멋있고 대차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은 수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휘영까지. 소년, 소녀들 만큼이나 위태로웠던 어른들의 성장도 엿보였다. 수빈에게 준우와의 교제를 반대하며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사과한 송희와 아들에게 힘든 일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눈물짓는 연우 등도 모두 한 뼘씩 자랐다.
‘열여덟의 순간’의 마지막 회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소년, 소녀들의 성장기를 보여주면서 그동안의 갈등도 매끄럽게 매듭지었다. 과장하거나 자극적인 조미료 없이, 마지막까지도 줄곧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와 장면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김선영, 심이영, 강기영 등 실력파 연기자들뿐만 아니라 드라마 첫 도전인 옹성우와 조용한 카리스마로 극의 중심을 잡은 김향기, 감정의 변화를 표정과 눈빛 하나로 잘 표현해낸 신승호 등의 열연은 마지막 회까지 돋보였다. 결말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린 김향기와 옹성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도 애잔하게 만들고 눈물샘도 자극했다.
김향기와 옹성우는 맞춤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대체할 배우가 없다”는 평가를 얻었다. 앞서 여러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며 인정받은 김향기와 첫 연기 도전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옹성우의 다음 걸음이 더욱 기대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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