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허인회 인턴기자] 보수적인 성향의 벤투호가 과감한 실험을 단행했다. 무려 3명의 선수가 깜짝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터키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지아와의 친선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37위)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 팀이었다.
경기에 앞서 벤투 감독은 3-5-2 포메이션의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강인(발렌시아)이 권창훈(프라이부르크)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했다. 이강인은 역대 최연소 출전 7번째(만 18세 198일)를 기록하게 됐다. 20세 이하(U-20)와 U-23 등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될 나이지만 남다른 재능이 '월반'으로 이끌었다. 그는 큰 기대 속에서 A대표팀 데뷔 무대를 밟았다.
이강인은 역시 한국의 미래였다. 한국은 조지아를 상대로 고전하며 전반 초반 이강인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갈수록 왼발이 빛났다. 전반 13분 '대표팀 막내'의 발끝이 답답했던 한국 공격의 물꼬를 텄다. 중원에서 내준 정확한 롱패스가 김진수(전북)로 이어졌고, 손흥민(토트넘)을 거쳐 권창훈(프라이부르크)까지 다이렉트로 연결되며 골키퍼와 마주했지만 슛이 수비 발에 걸렸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도 이강인의 킥이 손흥민에게 정확하게 연결됐다. 공을 잡아 놓은 손흥민이 넘어지며 발리슛까지 이어갔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6분에는 직접 결정적인 골찬스를 잡았다. 한국이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어내자 정우영과 이강인이 볼 앞에 섰다. 정우영이 차는 척하며 공을 지나치자 이강인이 왼발로 감아찼다. 궤적이 골문 구석으로 향했지만 골대를 때렸다. 내친김에 데뷔골까지 노려볼 수 있던 상황이었다.
골키퍼도 기존 김승규(울산)-조현우(대구) 체제에서 벗어나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대표팀 '서드'로 평가되던 구성윤은 일본에서 인정받는 활약으로 가장 먼저 장갑을 착용했다.
데뷔전부터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조직력 문제를 드러내며 조지아에 슈팅 20개 가까이 내줬다. 구성윤은 실점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비록 2개의 실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으며, 후반 막판 일대일 찬스를 막아내기도 했다. 데뷔전 무대임을 감안하면 좋은 점수를 줄 만한 활약이었다.
깜짝 발탁된 이동경(울산)은 이번 벤투호의 소집 명단 중 가장 생소한 이름이었다. 올 시즌 울산에서 리그 18경기 2골 2도움을 기록 중인 그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멤버이기도 하다. 이날은 벤치에서 시작해 후반 16분 황희찬을 대신해 투입됐다. 오른쪽 윙백 자리를 그대로 맡았다.
하지만 윙어 역할에 더 치중했다. 이동경은 출전 시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후반 40분 황의조가 역전골을 넣는데 기점 역할을 했다. 그는 우측면에서 김진수(전북)에게 정확하고 긴 크로스를 연결했고 공이 황의조에게 연결돼 헤더골이 만들어졌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의 능력과 개인 기술이 돋보였다.
새로 데뷔한 세 선수의 활약 속에 한국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상대 투르크메니스탄전 대비 무대를 치렀다. 전술적으로는 많은 보완점을 드러냈지만 앞으로 새로운 활력소가 대표팀에 힘을 보탠다는 점에서는 긍적적이다.
justinwhoi@xportsnews.com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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