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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김현기의 축구수첩'

[김현기의 축구수첩]K리그 아직 멀었다…관중+객단가 '1만 시대'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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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대구FC 홈팬들이 지난 5월6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홈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K리그 붐은 예전에도 몇 차례 일어났다. 올드팬들은 다 기억하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직후가 첫 번째가 될 것이다. 안정환 고종수 이동국 ‘트로이카’를 중심으로 다른 스타들이 가세하면서 육상 트랙까지 관중이 넘쳐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6만 소녀팬이 꽉 들어찬 가운데 열린 올스타전은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직후에도 그랬다. ‘4강 신화’ 열풍을 타고 번듯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태극전사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가 맹활약했다. 월드컵 열기가 고스란히 국내 프로축구로 연결됐다.

그러나 이런 2~3번의 K리그 열풍은 1년 이상 가질 못했다. 거품처럼 확 일어났다가 그 거품이 가라앉고 나면 후유증이 심각했다. 관중석은 흥행 이전보다 더 썰렁했다. 그럼에도 각 구단은 성적에만 몰두했다. 축구판에 관중은 없는데 돈은 넘치는 일이 벌어졌다.

요즘 K리그에 모처럼 ‘흥행 붐’이 일어나고 있다. 1~2부 모두 시즌의 3분의1 가량이 남았으나 지난해 유료 총관중을 돌파했다. 서울 전북 수원 울산 등 기존 인기 기업구단은 물론, 대구와 인천 성남 등 시·도민구단까지 관중석을 속속 채우는 점이 반갑다. 예전 K리그 호황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스타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가 컸고, 월드컵 직후 등 국가대표팀의 메이저대회 출전 시기와 맞물렸다. 10대 등 청소년 층이 흥행을 이끌었다. 지금은 모든 구단이 전체적으로 열기를 띄우고 있고 가족 팬들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 흥행 사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반갑다.

다만 지금의 K리그 붐은 ‘아직은’ 축구인과 팬 등 이해관계자들만 인식하는 ‘우리끼리’ 흥행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1부리그로 한정하면 평균 관중 8000여명, 객단가 7000원 수준인데, 이정도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는 부족하다는 게 축구계의 생각이다. 축구계에선 평균 관중 1만명, 객단가 1만원은 되어야 산업으로서의 기틀을 다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관중이 부쩍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K리그를 살리자’는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선순환의 출발점으로 관중 증대가 거론되는데 지금 이런 현상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각 구단의 인식 변화도 긍정적이다. 예전처럼 성적과 보신만 생각하는 프런트들이 사라졌다. K리그의 콘텐츠 가치를 높이고, 지역밀착 실천하는 인물들이 각 구단에 포진하기 시작했다. 열정 갖고 일하는 사·단장들의 임기 보장, DGB대구은행파크와 같은 시설 투자가 이뤄지면 1만 관중+객단가 1만원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그 땐 보통의 국민들도 K리그 인기를 체감할 것으로 믿는다.

축구팀장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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