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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추천 선수로 출전한 유해란, 고진영·박인비 꺾고 '삼다수 퀸'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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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해란.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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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운도 실력이다.’

11일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취소됐다.

예상치 못한 경기 취소로 아직 정규 투어 시드도 없는 유해란(19)이 깜짝 우승했다. 유해란은 전날 끝난 2라운드까지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를 쳐 단독 선두에 올랐고, 이날 3라운드가 취소되는 바람에 18홀을 덜 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 중 2라운드 밖에 하지 않고 우승했으니 행운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해란은 정규 투어 무대에서 우승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준비된 예비스타다.

유해란은 최근 끝난 드림(2부) 투어 10차전과 11차전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돌풍의 주인공이다. 아마추어 시절엔 3년 동안이나 국가대표로 활동해온 실력파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다.

만 18세 이상부터 프로로 활동할 수 있는 나이제한에 걸려 올해 3월 프로로 전향한 유해란은 상반기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 하반기부터 기대주다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드림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한 유해란은 이번 대회에 추천선수로 출전하게 되면서 이미 개막 이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과 ‘여제’ 박인비(31), 시즌 4승을 휩쓴 최혜진(20) 등 우승 후보들이 즐비했지만, 유해란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대회 첫날 4타를 줄이며 상쾌한 출발을 보인 유해란은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치며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250~260야드 이상 날리는 장타에 정교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KLPGA 투어에선 2017년 아마추어로 2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한 최혜진 이후 또 한 명의 대형 신인 탄생을 알렸다. 정규 투어 시드가 없어 이번 대회에 스폰서 추천으로 참가해 우승을 일궈낸 유해란은 우승 상금 1억 6000만원과 KLPGA 투어 직행 카드를 받으며 탄탄한 앞날을 열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남은 KLPGA 투어 대회 출전 자격과 함께 2020 시즌 전 경기에 나갈 기회를 얻었다.

유해란은 “연습장에서 최종 라운드를 준비하다가 경기 취소 문자를 받고 우승한 사실을 알았다”며 “KLPGA 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하는 내년에 첫 우승을 기대했는데 이렇게 빨리 우승해 영광이다”고 해맑게 웃었다. 이어 “이번 대회 마지막 날 배우는 기회라 여기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하늘이 도와 우승까지 하게 됐다”며 “아직 얼떨떨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KLPGA 투어 우승자가 돼 너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KLPGA 투어에서 올 시즌 추천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건 유해란이 처음이다. 대회가 악천후로 36홀만 치르고 우승자를 결정한 것은 지난 6월 에스오일 챔피언십 이후 두 번째다. 드림 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른 유해란은 최근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유해란은 “아직 올 시즌 일정을 확정 짓지 못했지만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부터 본격적인 KLPGA 투어 일정을 시작하려고 한다”며 “올 시즌 좋은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이어간 뒤 내년에는 신인왕을 목표로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영이 8언더파 136타를 쳐 2위에 올랐고, 신인 조아연(19)과 윤서현(20)이 7언더파 137타 공동 3위에 이름에 자리했다. 박인비는 4언더파 140타 공동 8위, 고진영은 3언더파 141타 공동 13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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