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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核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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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판윈뤄 八단 / 黑 김지석 九단

조선일보

〈총보〉(1~187)=아마추어 바둑대회엔 종종 대마상(大馬賞)이란 게 주어진다. 거대한 초대형 대마가 살았다 죽었다를 반복하는 '사활 쇼'는 아마추어 바둑의 특권(?)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프로 세계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했다. 이 판에서 사로잡힌 백 대마의 덩치는 반상에 놓인 돌 수만 30개가 넘을 정도의 초대형이다. 덩치가 이쯤 되면 패(覇)라도 나서 끈덕지게 버티게 마련인데 그런 것도 없었다.

출발은 백이 좋았다. 둘은 초반부터 파이터들답게 화끈하게 치고받다가 패싸움으로 이어졌고, 흑이 과욕을 부리면서 백 우세가 확립됐다. 하지만 이후 백에게서 98, 102, 104, 106 등 느슨한 수가 이어졌고, 흑은 99, 103, 107로 대형 그물을 만들어 대마 공격에 승부를 걸었다. 이 작전은 완벽한 시나리오를 거쳐 '대박'으로 마무리됐다.

우중앙 공터에서 백 대마를 쓰러뜨린 김지석의 마지막 20여수는 전성기 시절 마이크 타이슨의 '핵 펀치'를 연상시킨다. 참고도는 128이 불가피함을 설명하는 그림. 1로 넘고 싶지만 18까지 패가 나는데, A 방면에 흑의 팻감이 많아 백이 감당하지 못한다. (44 50 56…12, 47 53…41, 60…51, 187수 끝 흑 불계승, 소비 시간 백 3시간13분, 흑 2시간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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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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