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悲劇의 씨앗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본선 1회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판윈뤄 八단 / 黑 김지석 九단

〈제11보〉(132~137)=긴 승부의 과정을 놓고 승착과 패착을 논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한순간 예고도 없이 승패가 결정돼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습관적 대응이 패인일 경우 승부에 대한 허무감은 더욱 진해진다. 이 대목에서 백은 지극히 사소한 미스로 자신의 운명을 나락으로 몰고 간다.

흑이 ▲로 한 칸 뛰어든 장면. 백은 침착한 손길로 132로 선수(?)했는데, 바로 이 점이 비극의 씨앗이었다. 참고 1도나 2도가 옳았다. 135로 넘지 않고 133으로 역행한 수가 기민한 반격. 134로 참고 3도 1이면 4까지 산다. 흑 A로 차단해 주객이 전도되는 맛까지 남는다. 134로는 그나마 참고 4도 1이 최선이었다. 인공지능 줴이(絶藝)가 제시한 수다. 3 이후 흑 B로는 살기가 만만치 않으므로 C로 건너야 하는데, 그때 백 B로 막아 차이가 크다. 아무튼 137까지 함락되면서 하변 지도(地圖)가 바뀌었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