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를 "호들갑 아줌마"로 표현한 '의사 요한', 항의받고 수정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SBS 새 금토드라마 '의사 요한'이 통증의학과 수간호사, 간호사를 소개하면서 직무와 무관하거나, 직무 특성상 비현실적인 설정을 담아 항의를 받았다. 사진은 문제가 된 설명이 붙었던 극중 홍연진, 나경아 역의 배우 손산, 이유미 (사진='의사 요한' 공식 홈페이지 캡처)

"수다스럽고 호들갑스러운 아줌마". 오는 19일 방송 예정인 SBS 새 금토드라마 '의사 요한'(극본 김지운, 연출 조수원·김영환, 제작 KPJ)이 수간호사 배역에 붙인 설명이다. 간호사를 깎아내리지 말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의사 요한' 측은 인물 소개 글을 황급히 바꿨다.

당초 '의사 요한'이 공식 홈페이지와 각종 포털에 올려둔 간호사 배역 소개 글은 다음과 같다. 손산과 이유미가 연기하는 배역은 각각 홍간호사, 나간호사였다. 성만 주어질 뿐 이름이 없었다.

홍간호사의 경우 "일명 홍간. 통증의학과의 생생 정보통이자 호기심 천국. 병원에서 일어나는 대소사를 사사건건 알아야 하고 퍼뜨려야 직성이 풀리는 수다스럽고 호들갑스러운 아줌마"라는 설명이 붙었다.

나간호사는 "일명 나간. 마르고 왜소한 체격이지만 대식가에 인기 먹방 채널을 운영한다. 통증 센터 접수처를 꿰차고 앉아 틈틈이 먹고, 먹다가 퇴근하던 일상이 차요한의 등장으로 백팔십도 달라진다"라고 나와 있다.

간호사 직무와 무관한 인물의 개인적인 특성만 두드러졌고, "수다스럽고 호들갑스러운", "통증 센터 접수처를 꿰차고 앉아 틈틈이 먹고" 등 부정적인 표현이 나타나 있었다. 이를 발견한 네티즌들은 간호사 직무에 대한 이해가 없고, 오히려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 요한' 시청자 게시판에는 지난 5일부터 간호사 배역 설명에 대한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송모 씨는 "일명 홍간, 나간… 요새 무슨 간호사를 하대하듯이 그렇게 부릅니까?"라며 "한 시간 만이라도 병원에 가서 앉아만 있어도 저렇게 호명하는 건 절대 볼 수 없습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모 씨는 "항상 간호사는 의료인임에도 불구하고 수다스럽고 입만 놀리기 바쁜 그런 캐릭터, 항상 데스크에 앉아서 전문직임에도 커피와 수다가 빠질 수 없는, 그런 역할이네요. 실제론 커피는 무슨 화장실조차 갈 시간이 없어서 물조차 마시지 못하는데 말이죠"라고 썼다.

고모 씨는 "비밀유지가 선서식 구절일 정도로 개인의 정보 비밀을 중요시 하는 게 간호사 윤리입니다. 뭔 수다쟁이 아줌마. 진짜 직업 드라마 하시려면 제대로나 좀 알고 하세요"라고 항의했다.

차모 씨는 "의료 드라마 보면 간호사는 항상 책임감 없는 캐릭터로 그려지는데 실제 간호사 일하는 현장 한번 가보시고 드라마 제작하시는지요? 직업 폄하를 멈춰주세요"라고 요구했다.

이에 '의사 요한' 측은 인물 소개 글을 바꾸었다. 홍간호사는 홍연진이란 이름으로 바뀌었고, "통증의학과 간호사. 손도 눈치도 빠른 베테랑으로 통증의학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화통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모두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 메이커이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나간호사는 나경아란 이름으로 바뀌었고 "통증의학과 간호사. 외래 환자 몇 안 돼 늘 한산하던 통증센터 접수처가 차요한의 등장으로 백팔십도 달라지면서 통증팀원들과 손발을 맞춰나가며 성장한다. 마르고 왜소한 체격이지만 반전으로 대식가에 인기 먹방 채널을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녹두꽃' 후속으로 편성된 SBS 새 금토드라마 '의사 요한'은 미스터리한 통증의 원인을 흥미진진하게 찾아가는,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메디컬 드라마다. 지성, 이세영, 이규형, 황희, 정민아, 권화운, 오현중, 손산, 이유미, 김혜은 등이 출연하며, 오는 19일 밤 10시에 첫 회를 방송한다.

시청자 항의 후 달라진 인물 소개글 (사진=다음 캡처)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