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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백, 異常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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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조선일보

〈제7보〉(84~95)=현대 바둑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사들은 초반 설계능력을 꼽는다. 부분별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실력이 평준화됨으로써 중·종반 역전 가능성이 더욱 좁혀졌다는 것. 마라톤 레이스에 비유하자면 초반에 벌어진 간격을 골인 지점까지 좁히기 쉽지 않아졌다는 뜻이다. 이 분석대로라면 양딩신의 미래는 밝다. 포석이 강한 그는 이 바둑에서도 초반에 대세를 장악했다.

하지만 중반에 접어들면서 백의 착점엔 욕심이 끼어들고 형세도 기우뚱거리기 시작한다. 84로는 '가'의 일(日)자 정도로 지키는 쪽이 좀 더 알기 쉬웠으리란 지적. 흑이 '나'로 챙기면서 버텨오면 백 '다' 급소에 두어 공격한다. 아무튼 85는 절대의 한 수. 86으로도 '라'에 한 칸 뛰어 좌상귀를 지키는 게 현실적이었다. 반대로 변상일이 힘을 내기 시작한다.

87부터 92까지 선수로 처리하고 93으로 쳐들어간 수가 좋았다. 약간 뒤진 형세를 뒤엎을 절호의 타이밍이기도 하다. 아직 근거 없이 중앙에 떠 있는 흑 대마의 안위(安危)와 관련해서도 좌상귀 처리는 중요하다. 95 때 백이 참고도 1에 막으면 8까지 두겠다는 게 흑의 의도. 잘나가던 양딩신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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