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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한 뼘이 30㎝… NBA 동부전투, 괴물 왕손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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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승률 1·2위 밀워키·토론토, 7전4선승제서 2승2패로 혈투

'그리스 괴인' 아데토쿤보 한 뼘… 성인 男평균보다 9㎝가량 길어

조선일보

아데토쿤보 ‘괴물 손’ - 미국 한 스포츠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데토쿤보(오른쪽)가 사회자와 손 크기를 비교하는 모습. /트위터


"왕손을 가진 자, 왕좌에 오를 것이다."

2승2패. 정규리그 승률 1~2위가 맞붙은 미국프로농구(NBA) 동부콘퍼런스 결승전은 혈투다. 야니스 아데토쿤보(25·211㎝)가 이끄는 NBA 전체 승률 1위 밀워키 벅스가 먼저 홈 2연승을 올려 손쉽게 챔피언결정전에 가는 듯했지만, 카와이 레너드(28·201㎝)를 앞세운 토론토 랩터스가 다시 홈에서 2승으로 반격에 성공,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세 번. 농구공을 알사탕처럼 자유자재로 쥐고 흔드는 양팀 에이스의 활약에 따라 챔피언전 티켓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동부 달구는 '왕손의 게임'

괴물들만 모였다는 NBA에서도 아데토쿤보와 레너드의 신체 조건은 단연 빛난다. 둘 다 2m 넘는 키에 100㎏대 몸무게로 1m쯤은 훌쩍 뛰어넘는 탄력을 갖췄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손이다. 두 선수의 손 한 뼘 길이는 30㎝ 안팎. 현역 NBA 선수 중에서도 전체 5위 안에 드는 큰 손들이다. 지름 약 23.85㎝인 NBA 공인구가 이들 손안엔 구슬처럼 쏙 들어간다.

성인 남성의 평균 손 한 뼘 길이가 21.6㎝인데, 이들과 손을 맞댄다면 아빠 손을 잡는 아이처럼 된다. 두 선수의 여자 친구는 손깍지 데이트를 포기해야 할 정도다. 팬들은 이들의 손에 '갈고리 발톱(The Claw)'이란 별명을 지어줬다. 괴물한테서나 볼 법한 길고 긴 관절 마디가 이들의 큼지막한 손을 빼닮았단 뜻이다.

조선일보

일반인보다 절반 이상 큰 레너드 손 - 지난해 9월 랩터스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레너드와 일반인 손 비교 사진. 랩터스는 “레너드 손이 보통 사람 손보다 50% 이상 크다”고 썼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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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관절이 길수록 농구공에 접착제 바른 것 같은 효과가 난다. 공이 손에 붙어 다니기 때문에 순간적인 방향 전환이 부족해도 슛을 쉽게 시도할 수 있고, 공을 확실하게 쥔 상태에서 손목 스냅을 이용해 강력한 슛을 날릴 수 있다. 만화 슬램덩크의 명대사 "(공을 잡을 때는 오른손을 펼치고) 왼손은 거들 뿐"은 손이 커야 가능한 자세다. 림 위에서 내리꽂는 덩크슛도 공을 손가락으로 움켜잡는 선수들의 전매특허다.

◇48년 만의 우승 vs 창단 첫 반지

'그리스 괴인(Greek Freak)'이라 불리는 아데토쿤보의 장점은 탁월한 신체 조건, 그리고 힘으로 3점 라인부터 골밑까지 단번에 파고드는 돌파력이다. 2차전까지는 벅스가 이 힘으로 연승을 달렸다. 아데토쿤보는 2차전까지 평균 27득점을 넣었고, 브룩 로페스 등 동료들이 최고 컨디션을 뽐냈다.

2014년 NBA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 출신인 레너드가 순순히 물러날 리 없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올해 랩터스로 트레이드된 레너드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 7차전에서 '버저비터 슛'으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꺾고 팀을 콘퍼런스 결승으로 이끌었다. 레너드는 결승 4경기에서 117득점(평균 29.3점)을 쏟아부었다. 거미손 같은 수비 공헌도는 물론이고 야투 성공률 56.2%, 3점슛 성공률 39.1%로 플레이오프 출전 선수 중 최상위권이다.

랩터스는 3~4차전에서 아데토쿤보를 몇 겹으로 꽁꽁 묶는 '질식 수비'로 반전에 성공했다. 아데토쿤보는 3차전 12점, 4차전 25점으로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야투 성공률은 레너드와 비슷하지만 3점슛에선 31.8%로 성공률이 크게 밀렸다. 벅스는 1970~1971시즌 카림 압둘 자바의 활약으로 우승한 뒤 48년째 우승이 없다. 1995년 창단한 랩터스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콘퍼런스 우승과 챔피언 반지에 도전한다. 양팀 5차전은 24일 벅스의 홈구장인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린다.

동부의 전투가 치열해질수록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입꼬리는 계속 올라간다. 워리어스는 서부콘퍼런스 결승을 4연승으로 끝냈다. 오는 31일부터 시작되는 챔피언결정전까지 9일이나 쉰다. 동부 결승은 7차전까지 갈 경우 28일에 끝난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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