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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애제자 향한 신뢰…이강철 KT 감독 “엄상백, 강하게 키워야 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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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수원 최원영 기자] 스승의 신뢰에 제자는 힘이 난다. KT 투수 엄상백(23)이 기지개를 켠다.

엄상백은 2015년 KT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다. 데뷔 첫해 선발 임무를 소화하다 2016년 시즌 도중 구원투수로 역할이 바뀌었다. 이후 계속해서 불펜을 지켰다. 그러나 1군 투수로서 완성형은 아니었다. 평균자책점 5~6점대를 오가며 기복을 보였다.

올 시즌도 출발이 무척 불안했다. 3월엔 5경기 5이닝에 등판해 8실점(7자책점)을 기록했다. 4월엔 단 두 경기에 나서 4이닝 7실점을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이 14.00까지 치솟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엄상백에게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5일 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 재조정의 시간을 줬다.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심적 부담감까지 해소하고 돌아오라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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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백은 2군에서 38일이란 시간을 보냈다. 지난 14일 다시 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콜업 당일 KIA전에 출전해 ⅔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한 복귀전을 치렀다. 이어 17일 삼성전서 1이닝 1실점으로 삐끗했다. 21일 두산전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8회 7-7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셋업맨이란 중책을 맡았다. 결과는 1이닝 무실점. 곧바로 이어진 8회말 타선에서 5득점을 뽑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을 챙기며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22일 경기 전 만난 이 감독은 “사실 상백이를 테스트해볼 겸 올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자신감이 붙었을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비교적 편안한 상황에 내보내려 했는데 그런 기회가 안 온다. 강하게 키워야 하나 보다”라고 미소 지은 뒤 “지더라도 자기 공을 던졌으면 했는데 공이 잘 들어갔다”며 칭찬을 보탰다. 이어 “구위는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다. 구속도 지난 시즌과 비슷해졌다. 이 정도 공을 던지면 난타당할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엄상백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시속 148㎞였으나 올 시즌 초반 142㎞까지 떨어졌다. 2군에 다녀온 뒤 147㎞로 회복세에 들어섰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도 구속은 잘 안 나왔다.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다. 작년에도 시즌 중후반 들어 공이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엄상백을 향한 이 감독의 믿음은 변함없다. 이 감독은 “상백이는 변화구 1~2개가 안 되면 계속 속구만 던지려 했다. 그러니 그 좋은 공이 안 통했다”며 “이젠 처음보다 여유가 생겼다. 자기 능력이 나오고 있다. 분명 반등할 것이다”고 강조하며 제자에게 힘을 실었다. 22일 두산전서 1이닝 1실점을 기록한 엄상백이 다시, 차분히 숨 고르기에 나선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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