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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이제는 나도 어엿한 선발 라인업” 프로야구 ‘늦깎이 스타’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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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세혁 / 양의지 이적 따른 우려 씻고 / 공수 맹활약… ‘안방마님’ 안착 / KIA 박찬호 / 유격수 김선빈 부상 공백 메워 / 고감도 타격 ‘클러치히터’ 면모 / 한화 장민재 / 선발 투수진 부진 속 기회 잡아 / 올 시즌 5승1패 ‘마운드 버팀목’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박세혁(29·두산), 장민재(29·한화), 박찬호(24·KIA)의 존재를 눈여겨본 야구팬들은 많지 않았다. 세 선수 모두 주목받지 못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박세혁은 오랫동안 조역이었고, 장민재는 후배들에게 밀려난 평범한 불펜투수 신세였다. 박찬호도 여러 번의 기회를 놓쳤던 2군 선수였을 뿐이었다.

세계일보

두산 박세혁


하지만, 이들에게도 기회가 왔다. 주전의 이적과 부상 등으로 생긴 공백 속에 타석과 마운드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은 기회를 확실히 틀어잡으며, 2019시즌 초반 KBO리그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이 중 박세혁은 자신에게 주어진 막대한 부담감을 성적으로 치환하며 스타로 안착했다. 그의 전임자는 오프시즌 125억원의 천문학적 금액에 NC로 자유계약(FA) 이적한 양의지(32). 리그 최고 포수의 이적으로 시즌 시작 전만 해도 이 포지션은 우승후보로 꼽히는 두산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러나 박세혁이 기대를 훨씬 웃도는 활약을 보이며 이런 우려는 완전히 사라졌다. 올 시즌 그의 타율은 0.314. 이 부문 1위(0.385)를 달리는 전임자 양의지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리그 전체 9위, 포수 2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홈런은 1개에 불과하지만 11개의 2루타와 5개의 3루타로 만만치 않은 장타력도 보여줬다. 수비에서도 46경기나 나서 리그 최다인 386.2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3개의 실책만 범하는 등 안정감을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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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박찬호


투수 중에서는 장민재가 기회를 잡아내 한화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다. 2016시즌 이후 불펜으로 완전히 밀려난 그에게 다시 선발 자리가 부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았지만 젊은 선발진의 연이은 부진 속에 기회가 왔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앞선 등판까지 8차례 선발로 나서 5승(1패)을 올리며 한화 마운드의 버팀목이 돼 왔던 그는 22일 대구 라이온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또 한번 호투를 해냈다. 이날의 성적은 6이닝 5안타 2실점.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절묘하게 찌르는 변화구로 7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여기에 한화 타선이 경기 초반 이성렬의 연타석 홈런, 송광민의 홈런 등으로 5점을 뽑아내 그의 한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인 6승째를 기대케 했다. 다만, 한화 불펜이 5-2의 리드를 지키지 못해 장민재의 6번째 승리는 다음 기회로 미루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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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민재


박세혁과 장민재가 주목받지 못하던 백업이었다면 박찬호는 대부분 야구팬들이 존재를 모르던 선수였다. 2014년 입단 이후 2016년까지 3시즌간 155경기에 출장하는 등 적지않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34개의 안타만 쳐내는 등 부진을 거듭하며 자신을 알릴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 시즌은 완전히 다른 선수로 거듭났다. 4월 초 주전 유격수 김선빈(30)의 부상 공백을 틈타 1군에 올라오더니 앞선 3시즌을 웃도는 44개의 안타를 40여일만에 쳐내는 고감도 타격을 보여주는 중이다. 타율 0.336에 달하는 박찬호는 21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는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클러치히터의 면모까지 보였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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