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예선 특선보 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정쉬 四단
〈제11보〉(161~174)=바둑의 세계에서 남녀 간 능력 차이는 존재하는 것일까. 그간 성적으로만 보면 바둑은 절대적으로 '남성의 도락'이었다. 하지만 양성(兩性)은 시대를 불문하고 같은 환경에서 살아온 적이 없다. 가부장적 권위 속에 여성들이 바둑돌 한 번 잡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가 쌓여 현재의 격차를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우뇌와 좌뇌'론도 나오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규명돼야 할 바둑 가설들은 아직도 산처럼 쌓여 있다.
161은 중앙 흑 4점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보강. 흑이 마지막 공격에 실패하고 주춤거리자 이번엔 백이 '그렇다면 내가 정리하겠다'는 듯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162의 파호부터 시작해 166의 전(田)자 급소로 한 칸 뛰고 보니 흑은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다. 170까지 두어진 뒤 흑은 고분고분 171로 이을 수밖에 없다.
이제 백 '가'면 흑은 '나'로 공배를 잇고 간신히 탈출하는 진행이다. 그것을 보류하고 최정은 172, 174로 흑 한 점을 따내며 투항을 종용한다. 172, 174로는 참고도처럼 전체를 공격할 수도 있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본 것. 실제로 흑은 더 해 볼 곳이 없다. 이 바둑은 210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끝났으나 여기서 줄인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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