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예선 특선보 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정쉬 四단
〈제5보〉(77~90)=이번 통합예선에 출전한 시점 정쉬(鄭胥)의 자국 랭킹은 141위. 순위는 높지 않지만 가볍게 여길 수도 없다. 선수층과 나라 땅 모두 워낙 넓어 어디에 어떤 강자가 숨어 있을지 모르는 나라가 중국이다. 이 바둑에서 정쉬는 매우 침착하고 수읽기 훈련이 잘돼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LG배 전속 해설위원인 최규병 9단은 "전체를 보는 시야를 연마한다면 꽤 강해질 수 있는 바둑"이라며 잠재력을 평가했다.
백이 △로 막자 흑은 지체 없이 77로 끼운다. 여기서 백은 참고도처럼 바깥쪽에서 단수쳐 좌변을 접수할 수도 있었다. 최정의 선택은 78의 안쪽 단수. 좌변 흑을 안정시켜 주었지만 82까지 상변을 챙겨 불만이 없다는 판단이다. 83은 응수 타진. 그러고 보니 이 23세 중국 청년은 ▲ 때도 그랬듯 붙임수를 꽤 좋아하는 모양이다. 84는 리듬을 주지 않으려는 수.
85, 87로 공격을 통해 상변 흑을 안정하려는 흑의 구상이 드러나고 있다. 88에서 최정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우변을 챙기면서 상변도 타개할 자신이 있다는 것. 89에 뛰고 90에 붙여 어지러운 난전으로 돌입한다. 도대체 상변은 흑백 둘 중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손님일까. 정쉬가 짧은 한숨을 내뱉으며 장고에 빠져든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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