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지난 2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라리가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올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 |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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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대대적인 팀 개편이 예고돼 있다. 첼시 에이스인 에덴 아자르와 토트넘의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 영입설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가 어떤 모습으로 변모하든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32)의 자리는 크게 위협받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세계 최고의 9번”이라 칭찬할 정도로 요즘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가 바로 벤제마다.
지난 1일 SD 우에스카전을 시작으로 21일 아틀레틱 빌바오전까지 5경기 연속골에 모두 8골(1도움)을 터뜨렸다.
이 기간 레알 마드리드가 넣은 8골을 혼자 책임졌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처음이다. 최근 7경기로 확장하면 10골·3도움이다.
시즌 성적은 리그 21골·5도움으로 2011~12시즌(21골·7도움)과 2015~16시즌(24골·7도움)에 이어 레알 마드리드에서 세 번째로 리그 20골 고지를 돌파했다.
벤제마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연계의 왕’으로 불릴 정도로 팀 공헌도가 낮지 않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존재감이 워낙 커서 상대적으로 그가 작게 보였다. 호날두나 모드리치, 라모스 같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 익숙해 있는 레알 마드리드 팬들에게 벤제마는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기에는 뭔가 부족한 선수 정도로 여겨졌다.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게리 리네커는 벤제마를 “과대평가된 선수”라고 평가했고, 조제 무리뉴도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 벤제마가 몸무게 관리에 실패했을 때 “그를 선발로 내보내는 것은 고양이를 데리고 사냥을 나가는 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벤제마를 다시 보게 된 것은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이적하면서였다. 호날두의 조력자였던 벤제마가 공격의 중심으로서 라인을 이끌게 되는 책임을 맡게 됐다. 등번호 9번을 달고서 10번 역할을 했던 벤제마가 진짜 9번으로 돌아온 것이다.
새 출발은 쉽지 않았다. 초반 8경기에서 골이 침묵했고, 팀도 부진에 빠졌다. 그를 살린 것은 지단 감독의 복귀였다. 지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6경기에서 8골·2도움으로 폭발했다. 지난 21일 빌바오전에선 딸에게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볼을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진짜 약속을 지켰다. 그의 골에 대한 자신감이 얼마나 넘쳐나는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물론 아직도 그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라리가 톱10을 상대로 5골에 그쳤다며 큰 경기에 약하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중요한 건 벤제마가 끊임없는 회의 속에서도 10년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고, 변함없이 승리의 골을 터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재능은 언제나 이긴다는 것을 벤제마가 지금 보여주고 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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