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마운드 계획은 비시즌 예상보다 달라진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오히려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LG는 22일 현재 2.68로 팀 평균자책점 1위다. 최하위권 KIA, 롯데는 물론 중위권 팀들과도 격차가 크다. 압도적 마운드의 힘으로 부족한 타격(팀 타율 0.244 9위)을 메우며 리그 14승11패 공동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외인 원투펀치(윌슨, 켈리) 힘은 물론 선발, 불펜 전체가 단단함을 자랑 중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정우영 등 새 얼굴의 등장과 미완의 영건 고우석 여기에 그간 존재감이 전혀 없던 이우찬과 같은 깜짝스타가 등장했다는 점. 이들이 기존 정찬헌, 진해수, 신정락 등 자원들과 함께 힘을 받쳐주니 LG의 마운드 허리, 뒷문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시즌 전 약점이 적지 않게 꼽힌 LG지만 이들 마운드 새 얼굴 등장과 함께 전력 자체가 한층 강화된 인상을 준다.
LG가 고우석(사진) 등 새롭게 가세한 필승조들 활약을 통해 22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1위에 빛나는 안정적 마운드운용을 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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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쉽게 예상하기 힘든 그림이다. 새 얼굴(정우영), 깜짝스타(이우찬) 등의 존재는 사실 LG가 미리 계산하고 예상한 전력까지는 아니다. 신인육성이야 모든 팀이 꿈꾸는 일이지만 첫 시즌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고 깜짝 반전스타는 신인육성보다 힘든 일로 꼽힌다.
LG는 마운드, 특히 불펜에 약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LG는 여름 이후 불펜진이 붕괴하며 하위권으로 쳐졌다. 김지용, 진해수 등 핵심자원의 부상 및 부진 그리고 이어진 과부하 속 LG는 이길 경기 대부분을 내주며 고비에 직면했다. 비시즌 LG의 최대과제는 마운드, 그중에서도 불펜육성이 최우선으로 꼽혔다.
하지만 LG는 비시즌 마땅한 불펜영입이 없었다. 일단 육성자체가 힘든데다 외부 영입도 쉽지 않았다. 영입할 만한 자원이 적었고 보상선수 규정도 걸림돌이 됐다. 이 가운데 이정용, 정우영 등 신인자원 성장 및 부상자 복귀 등을 위해서 여름까지 기다림이 필요했다. 어떻게든 버텨내는 게 LG의 과제였다.
그러자 차명석 LG 단장은 시선을 베테랑에 뒀다. LG는 심수창, 장원삼 등 베테랑자원 투수를 전격 영입, 마운드를 강화했다. 당시 차 단장은 이들 베테랑영입에 대해 “여름 전까지 이들 베테랑들이 마운드를 버텨주길 기대한다. 이들이 버텨낸다면 (여름 이후) 성장할 신인들을 통해 승부수를 걸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즉, 베테랑들이 시즌 초반 부족한 불펜을 버텨주길 바란다는 뜻이다.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LG는 신인임이 무색한 압도적 활약 속 사이드암 정우영(사진) 등장에 반색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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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원대한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장원삼은 캠프 기간부터 무릎부상 소식을 알리며 긴 재활의 시간을 가졌고 최근에야 1군(4월21일)에 올라온 상태. 아직 컨디션, 몸 상태 모두 조심스럽다. 심수창은 건강하게 팀 훈련을 함께했지만 구위나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오지 못했다. 심수창 역시 역할을 하지 못하다 지난 19일에서야 1군에 올라왔다. 심수창의 첫 임무도 사실상 패전처리 역할이었다.
LG의 당초 계획대로라면 시즌 초반 불펜진 운영은 꼬여버린 셈이다. 초반 역할을 해줘야 할 이들 베테랑자원이 힘은커녕 1군 전력도 가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활약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LG는 현재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마운드의 힘으로 시즌 초반 순항을 이어가고 있기도하다. 계획이 꼬였지만 다르게 풀렸다. 오히려 미래를 생각했을 때 구단이 그토록 바란 신인성장, 깜짝스타 등장이 이뤄졌다.
LG는 지난 21일 정찬헌이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순식간에 주전마무리투수 공백이 생긴 셈인데 아쉬운 일임에도 팀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가용할 자원이 풍부하다. 그리고 미래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더 고무적인 성과기도 하다.
물론 베테랑들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양적 강화는 필요한 일이다. 최근 임찬규, 정찬헌 부상 소식에 심수창, 장원삼을 향한 기대도 늘어났다. 어느 정도 역할을 더 부여받을 전망이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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