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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한국을 사랑하는 전북 외국인 선수들과 전북 성적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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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전북현대의 간판 외국인 공격수 로페즈.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전북현대의 외국인 공격수 로페즈가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한장이 축구 팬들 사이 화제다. 로페즈는 지난 17일 브라질 친구가 선물한 것이라며 한국 축구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캐리커처를 공개했다. 로페즈는 '괜찮을까요? 아닐까요'라는 짧은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 '귀화'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실제로 그는 당일 오후에 열린 FA컵 32강전 후 현장을 찾은 일부 기자들에게 "(한국대표팀 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기회가 주어진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는 뜻을 전달했다.

관련해 전북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브라질에 있는 친구로부터 받은 캐리커처라 했다. 로페즈가 한국을 사랑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한 뒤 "평소에도 한국대표팀 소속으로 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의사를 종종 전한다"며 그의 '한국사랑'을 알렸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귀화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북 관계자는 "그러나 귀화라는 것이 자신이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 로페즈는 귀화를 원하는 해당 국가에서 5년 연속 거주해야한다는 FIFA의 규정도 채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페즈는 지난 2015년 제주 유니폼을 입고 한국 땅을 밟았고 2016년부터 지금껏 전북현대 소속으로 뛰고 있다. 아직 만 5년을 충족시키진 못한 상태다.

그러나 관계자는 "그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전북 구단과 한국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어 "로페즈도 그렇고 로페즈 가족 모두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로페즈는 자타가 공인하는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하나다. 호화군단으로 꼽히는 전북현대 스쿼드에서도 에이스로 불리는 자원이고, 프로축구연맹이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19년 가장 큰 활약을 펼칠 외국인 선수'로 꼽혔을 정도다. 그 실력의 비결 중 하나가 안정적 생활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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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의 브라질 친구가 보내줬다는 캐리커쳐. (로페즈 SNS)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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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뿐 아니라 전북현대 소속으로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 중에는 한국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보인 이들이 적잖았다. 대표적인 이가 '녹색 독수리'라 불리던 에닝요로, 실제로 그는 지난 2012년 뜨거운 귀화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그 무렵 실제로 대면했던 에닝요는 "내가 원하는 것은 한국 축구대표팀 일원이 되는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귀화"라면서 "나는 그저 한국이 좋고 K리그가 좋고 전북이 좋다. 대표팀 발탁 여부가 내 귀화결정에 가장 큰 고려조건은 아니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그가 '아버지'라 불리던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터라 더더욱 민감한 사안이 돼 결국 무산됐으나, 그의 한국사랑은 꽤나 강렬했다.

에닝요와 로페즈 외에도 예를 더 찾을 수 있다. 최강희 감독과 경기장 안팎에서 흥겨운 춤을 췄을 정도로 스스럼 없었던 루이스도 전북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외국인 선수다. 긴 머리를 날리며 선 굵은 플레이를 선보이던 스트라이커 에두도 전북을 떠나던 날 덩치에 맞지 않는 눈물로 애정을 전했을 정도다. 사고뭉치 이미지가 있던 아드리아노도 봉동의 클럽하우스에서는 얌전하다는 전언이다.

'외국인 선수 선발이 1년 농사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각 팀에 있어 '용병'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 선수들이 이처럼 팀에 녹아든 다는 것은 큰 이익이 아닐 수 없다.

융화되지 못해 가지고 있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부지기수다. 전북이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전북현대, 나아가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꾸준히 나왔던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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