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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女女女 앙상블 뜬다…'정년이'·'정숙한 세일즈' 안방 거센 여풍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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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tv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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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주말 안방극장에 거센 여풍이 분다.

12일부터 여성 캐릭터, 서사 중심의 드라마 두편이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이날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 연출 정지인)와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극본 최보림 / 연출 조웅)가 처음 시청자들과 만난다.

이날 오후 9시 20분 방송을 시작하는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가난했지만 낭만이 있던 시대, 최고의 국극 배우로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 분)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정년이'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영화 '아가씨'(2016) '1987'(2017)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 '스물다섯 스물하나'(2022) '악귀'(2023) 등 출연작마다 흥행을 이어온 김태리가 타이틀롤을 맡아 화제가 됐다. '옷소매 붉은 끝동'(2021)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지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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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포스터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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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리꾼 중심으로 조직된 여성국악동호외의 창극의 한 장르인 '여성국극'이 주요 소재다. 여성국극은 1950년대 전성기를 맞았으나, 영화와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1960년대 말 사라진 민족 음악이다. '정년이'는 당시를 배경으로 주인공 정년과 영서(신예은 분), 라이벌인 두 국극 천재의 성장기를 다룬다.

이에 '정년이'는 여성 배우들의 존재감이 압도적인 작품이다. 김태리와 신예은 외에 매란국극단 주요 인물들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 등 여성 배우들이 채운다. 류승수 김병춘 김태훈 등 남성 배우들도 출연하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 여성 중심의 드라마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성국극이라는, 시청자들에게 낯선 소재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다채로운 캐릭터와 관계가 그려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드라마 자체적인 힘으로 작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해소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드라마에서는 원작의 주요 인물인 부용 캐릭터가 삭제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GL(Girl Love) 소재이기도 했던 원작과 달라진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이에 정지인 감독은 지난 10일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도 수용할 수 있도록 생각하며 메인캐릭터를 부득이하게 삭제하게 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외에도 MBC에서 tvN으로 편성이 옮겨지면서 생긴 잡음도 남아있는 과제다. 당초 '정년이'는 MBC가 스튜디오N 등 제작사들과 기획해 온 작품이었으나 제작비 이견으로 tvN에 최종 편성됐고, 정지인 감독은 MBC를 퇴사한 후 tvN으로 적을 옮겼다. 이후 법원이 지난 9월 MBC의 가압류 신청을 인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정년이' 제작사들은 MBC와 구두 합의를 포함, 어떠한 계약도 체결한 사실이 없다거나, 편성 확정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반박했으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로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있는 만큼, 드라마가 우려를 딛고 흥행할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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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0시 30분 처음 방송되는 '정숙한 세일즈' 또한 '정년이'와 마찬가지로 여성 배우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간다. '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을 그리는 풍기문란 방판극이다.

'풍기문란 방판극'을 지향하는 만큼 19금 소재 또한 파격적이다. 1992년 보수적인 시골을 배경으로, '환타지 란제리'라는 성인용품을 방문 판매하며 여성들의 솔직한 욕망을 그린다는 점에서 색다른 드라마가 될 전망이다. 이전에 국내 드라마에서는 본 적 없던 캐릭터와 서사가 단연 차별점이다.

드라마는 김소연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가 끌어간다. 김소연은 정숙한 방판 리더 한정숙을, 김성령은 우아한 브레인 오금희를, 김선영은 열정적인 활력소 서영복을, 이세희는 핫한 팩트폭격기 이주리를 각각 연기한다. 네 인물과 이들의 남편 최재림 김원해 임철수가 펼치는 에피소드와 부부 케미, 그리고 연우진 서현철을 중심으로 한 금제경찰서의 이야기도 기대를 모은다.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여성 배우들이 끌어가는 작품의 수가 상당하다. 올해 초 화제작이었던 이하늬의 '밤에 피는 꽃'부터 최근 흥행작인 장나라 남지현의 '굿파트너'까지 히트작도 다수이기에 여성 중심 작품으로서의 구분이 유의미하진 않다. 이에 새롭게 방영을 앞둔 두 드라마는 이야기와 소재, 관계 등을 다양하고 다층적이며 입체적인, 한발 더 나아간 방식으로 풀어가는 '확장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인상이다. 거센 여풍을 몰고 온 두 드라마가 어떤 성취를 남길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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