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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남편·아빠’ 된 오지환, 그의 플레이는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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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어느 날. 수비훈련에 여념이 없던 LG 트윈스 내야수들은 다른 어떤 포지션보다 더 우렁차고 활기로 가득했다.

그 사이에서 시종일관 “힘내”, “자 한 번 더”, “가자 가자” 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코치님(펑고 쳐주는 유지현 수석코치) 합리적인 분이야, 우리 잘 하면 일찍 끝날 수 있어”라는 독려가 나오자 선수들은 더 의욕에 찬 눈빛으로 파이팅을 외쳤다. 당시 오디션 중이던 3루수 후보들이 실수를 하자 가장 먼저 “괜찮아”를 외쳤고 아직 모든 것을 어색해하던 1루수 조셉에게는 “원팀 원팀”을 수차례 강조했다.

어느덧 실력에서만큼은 팀 내 입지를 확실히 굳히고 있는 LG 트윈스 내야수 오지환 이야기다. 지난 18일 오지환이 남편, 그리고 아빠가 된 사실이 세간에 공개됐다. 공교롭게 오지환은 오후에 열린 창원 NC전서 결승 투런포를 날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오지환과 함께 오지환의 아내, 두 사람 아기의 태명이 내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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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사진)이 최근 팀 상승세를 이끄는 공수 활약과 함께 개인적 경사소식을 전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깜짝 결혼 및 임신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됐지만 사실 오지환은 올 시즌 초반 플레이에서도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 전 경기(22경기, 18일 기준)를 뛰고 있고 홈런도 3개나 쳤으며 두 자릿수 타점에 도루까지. 수비에서는 공식적인 실책이 0이다. 여기에 지표로 드러나지 않는 호수비도 몇 차례 나왔다.

지난 17일 NC전 오지환의 감각적인 수비는 그의 수비가 한층 성장했음을 보여준 증거. 최상위, 퍼펙트라는 수식어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체력소모가 큰 유격수로서 공수에서 적지 않은 임팩트를 남기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수에서 한층 안정감이 생겼다. 지난해까지 그를 따라다닌 부정적 꼬리표 ‘경기를 지배한다’라는 수식어도 회자 되는 경기가 없었다. 어느새 LG 내야에서 오지환은 변수 아닌 상수가 된 것이다.

때마침 오지환의 개인적인 경사까지 전해졌다. LG 측은 오지환이 이미 올 초 혼인신고를 한 상태이며 시즌 후 결혼식을 진행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임신소식까지. 남편에 아빠까지 된 오지환은 이번 시즌 자신의 플레이가 왜 더 안정적으로 발전했는지, 책임감이 느껴졌는지를 보여줬다.

오지환은 최근 몇 년 야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핫이슈 선수로 여겨진다. 잘잘못을 떠나 스스로의 행보가 여러 구설과 뒷말을 남겼다. 야구계 전체 파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엄청난 비난여론이 불가피했다.

다만 평가를 떠나 오지환은 유례없는 사태 속 의연함을 잃지 않았고 올 시즌 기량에서 한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가장이 됐다는 오지환 소식은 수많은 사태 속에서도 그가 한층 나은 기량을 선보인 배경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LG 역시 기존 예상을 넘어선 탄탄한 전력을 자랑 중이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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