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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전문가 한류진단' 지속성장 위한 키워드는[엔터비즈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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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한류가 지속성장 가능하기 위한 필수요소는 무엇일까.

지난 2016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촉발로 인해 중화권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팽창하던 한류는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주 지역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저변을 더욱 넓히고 있는 한류는 지금도 활발히 ‘현재진행형’이다.

덕분에 한류는 앞으로도 수년은 더 지속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스포츠서울이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방송, 영화, 가요 등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콘텐츠 제작자, 기획사, 프로듀서, 홍보·마케팅 등 전문가 100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한류의 현주소를 진단한 결과 과반수 이상이 한류가 5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류가 지역별로 성장속도나 성장가능성은 다를 수 있겠지만, 통틀어 향후 얼마나 지속성장 가능할지 묻는 질문에서 33.3%가 5~10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고, 무려 41%가 무한 지속 가능하다며 낙관했다.

그렇다면 현재의 ‘한류 3.0’ 시대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한류 시대로 도약하기 위해 뛰어넘어야할 장애물들은 무엇일까. ‘한류진단, 전문가 100인에 물었다’는 K팝부터 드라마, 예능, 영화에 이르기까지 현재 대한민국 연예계를 정통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현재 한류에 대한 업계의 고민을 알아보고, 신(新) 한류로 진화하기 위해 개선하고 보완해야할 필요요소들을 살펴봤다.
스포츠서울

◇지속성장 위한 키워드는 #콘텐츠
한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무엇일지 중복응답을 허용해 묻는 문항에서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양질의 콘텐츠(63%)를 꼽았다. 이는 ▲플랫폼의 다각화(31%) ▲시장의 확장성(30.2%) ▲현지화 작업(20.8%) ▲정부의 지원(10.4%) ▲팬덤의 확장(9%) ▲스타들의 군복무 개선(4.2%)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한류의 성장 동력이자 최강점을 물었을 때 ‘콘텐츠 기획력’(69.8%)를 가장 핵심으로 꼽았던 만큼, 한류가 유지되기 위해서도 콘텐츠에 집중해야한다고 보는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양질의 콘텐츠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지만, 분야별로 서로 다른 포인트에 좀더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 외주제작사 관계자들은 양질의 콘텐츠(35.7%)보다 시장의 확장성(42.9%)에 더 많은 표를 줬고, 플랫폼의 다각화에는 응답한 사람이 없었다. 배급·유통사들이 양질의 콘텐츠(이하 35.7%)만큼이나 동등하게 플랫폼의 다각화에 관심을 보여야한다고 의견을 내고, 대부분의 다른 분야에서도 플랫폼의 다각화에 두번째로 많은 표들을 던진 것과는 비교가 된다. 영화제작사에서는 플랫폼 다각화(16.7%)에 대해 시장의 확장성(27.8%)에 이은 세번째로 많은 의견을 보였다. 정부의 지원이 아쉽다는 의견에는 방송사와 배급사들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점도 특이하다. 다른 분야들에 비해 이들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좀더 정부 지원과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쉬운 #리스크 관리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가장 아쉽다고 평가하는 점은 무엇일까. ▲부족한 정부 지원 및 미비한 정책부터 ▲대형 기획사 및 제작사의 독점 ▲획일화된 시장전략 ▲양적 수출 중심의 전략 ▲신선한 콘텐츠의 부재 ▲리스크 관리가 부족한 스타 시스템 ▲반한류, 혐한 인식 확산 등을 중복선택할 수 있게 한 문항에서 응답자들은 또 한 번 콘텐츠에 관심을 보였다. 신선한 콘텐츠의 부재가 전체 응답자의 33.3%의 득표로 가장 아쉬운 사항으로 드러났다.

그 뒤로는 리스크 관리가 부족한 스타 시스템이 31%로 획일화된 시장전략(29.2%)보다는 좀더 아쉬운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가요기획사를 비롯해 방송사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부족한 스사 시스템이 신선한 콘텐츠의 부재보다 더 많은 표를 얻으며 가장 심각한 요소로 봤다. 배우매니지먼트사에서는 신선한 콘텐츠의 부재와 동등한 표로 최우선시 되는 한계점으로 꼽혔다. 아티스트의 스타성에 의존도가 높은 업계 분위기상 스타의 리스크는 전체 엔터 업계의 리스크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최근 많은 연예인들이 구설수에 오르고 활동에 타격을 입으며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는 현실도 응답자의 답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한류의 지속성장을 위한 요소로 정부의 지원(10.4%)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응답자들이 한류의 한계를 고민하면서는 부족한 정부 지원 및 미비한 정책에는 26%로 많은 의견을 낸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한류의 핵심 포인트는 정부의 지원이 아니기 때문에 성장 동력을 키우는데 집중해야한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지원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을 꼽으라 할 때는 관계당국이 정책적으로 더 지원해주길 바라는 심정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류의 큰 걸림돌로 보이는 중국의 한한령 등 한류에 대한 해외의 부정적인 인식은 현재 업계 전문가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반한류, 혐한 인식 확산은 22%로, 순위로는 양적 수출 중심의 전략(4.2%) 다음으로 최하위권이기 때문이다.

한류의 한계가 지적되는 현실을 타개할 방책으로 전문가들은 ▲현지와의 협업(38%)에 가장 많은 의견을 보이고, 그 뒤로 ▲쌍방향 문화 교류 증진(35.4%) ▲지역별 맞춤형 공략(16%)를 차순위로 꼽았다. 특히 이 세 가지는 한류가 한국만을 위한 일방적인 가치가 아니라 세계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흐름으로서 현지의 관점을 공유해야한다는 시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염두에 두어야할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이 진단한 한류의 현주소는 앞으로 한류가 나아갈 방향성까지 알게 하며 한류의 성장과 발전에 밑그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했듯 양질의 콘텐츠가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는 한류는 위기 관리 능력을 키우며 내실 있는 모습으로 현지화 전략에도 힘쓸 때 세계 속에서 더욱더 공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ho@sportsseoul.com

그래픽| 김정택기자 tax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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