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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맨시티 쓰러트린 월드클래스 손흥민, 유럽 정상도 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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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손흥민이 18일 맨시티전 직후 인터뷰하고 있다. 맨체스터 | 장영민통신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손흥민(27·토트넘)의 유럽 정복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서 2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토트넘은 3-4로 패했지만 1, 2차전 합계 스코어 4-4로 동점을 이뤘다. 토트넘은 홈에서 열린 1차전서 실점하지 않고 1-0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원정다득점 원칙에 의해 승자가 돼 극적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챔피언스리그 첫 준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말 그대로 ‘원맨쇼’였다. 토트넘은 전반 4분 만에 라힘 스털링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자칫 분위기를 홈팀 맨시티에게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위기의 순간 손흥민이 빛났다. 손흥민은 실점 후 3분 만에 동점을 만들었다. 페널티라인 정면에서 공을 잡아 트래핑 하지 않고 그대로 오른발 슛을 시도했는데 공은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손의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10분에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카일 워커를 따돌린 후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대 구석을 정확하게 흔들었다. 분위기를 토트넘 쪽으로 완벽하게 돌리는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이후에도 줄기차게 맨시티 수비를 흔드는 공격을 시도했다. 해트트릭을 달성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뛰어난 활약이었다.

토트넘은 이후 3골이나 허용했다. 맨시티의 강력한 화력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수비가 와르르 무너졌다. 그러나 손흥민의 두 골과 후반 28분 터진 페르난도 요렌테의 만회골로 간신히 최종승자가 됐다. 손흥민의 활약 없이 불가능했던 쾌거였다.

스포츠서울

출처 | 토트넘 SNS


토트넘 준결승 진출의 히어로는 단연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1, 2차전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혼자 3골을 뽑아냈다. 월드클래스라는 표현도 이제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챔피언스리그는 지구촌 최대의 축구 이벤트다. 일각에선 월드컵보다 더 파급력이 있다고 평가할 정도로 큰 규모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8강 정도 되면 내로라는 강팀들만 남기 때문에 주목도가 매우 높다. 그런 빅매치에서 손흥민은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게다가 맨시티는 현재 유럽에서 구단 가치가 가장 높은 팀 중 하나다. 유럽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맨시티의 구단 가치는 10억2000만 파운드(약 1조5100억원)에 달한다. 바르셀로나(10억6000만 파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날 경기에서도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스털링, 케빈 데브라위너, 다비드 실바, 베르나르두 실바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손흥민은 이들 사이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감을 발휘하며 주인공이 됐다.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트넘도 마찬가지다.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서 1961~1962시즌 준결승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대회 성격과 형식 등이 지금과 크게 달랐다. 사실상 이번이 첫 역사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소중한 선물을 남겼다. 그것도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시점에 만든 성과라 의미가 더 크다.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결승 진출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준결승 상대가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네덜란드의 아약스다. 아약스는 16강서 디펜딩 챔피언 레알마드리드, 8강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는 유벤투스를 탈락시킨 다크호스다. 쉽게 볼 수 없는 팀이기는 하지만 반대편에서 경쟁하는 바르셀로나, 리버풀과 비교하면 확실히 더 수월한 상대라고 볼 수 있다. 지금 토트넘의 전력이라면 충분히 결승행을 노릴 만하다.

손흥민에게도 뜻 깊은 도약이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후 우승 트로피를 챙긴 적이 없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 바이엘04레버쿠젠을 거치면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토트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FA컵, 리그컵에서 모두 우승이 좌절됐다. 만약 아약스를 넘는다면 유럽 정상도 노릴 수 있다. 바르셀로나와 리버풀 모두 강하지만 단판 경기에서는 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토트넘도 약한 팀은 아닌 만큼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인 ‘빅이어’를 품을 만한 자격이 있다. 준결승 1차전은 다음달 1일 새벽 토트넘 홈에서 열린다. 손흥민은 경고누적으로 인해 첫 경기에 나설 수 없지만 다음달 8일 2차전 원정경기에 나서 결승 진출을 위해 모든 것을 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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