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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오른손 투수 케이시 켈리는 훈련할 때 특별한 글러브를 낀다. 얼마 전 주장 김현수가 켈리와 타일러 윌슨, 토미 조셉에게 선물한 한글로 이름이 적힌 글러브를 훈련 때마다 착용한다.
"케이…시…켈리. 하하." 켈리는 천천히 자기 이름을 읽어 내려가며 김현수에게 고마워했다. 사실 한글을 알아서라기 보다는 발음에 맞게 추측한 것 같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그만큼 새로운 문화에 마음을 열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켈리와 만났다. 야구 얘기는 되도록이면 하지 않으려고 했다. 대신 한국 생활, 그리고 성장기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켈리에 대한 TMI(Too much information)다.
- 글러브에 한글이 써 있는 걸 봤다.
"김현수가 한글 이름이 적힌 글러브를 선물했다. 멋지다고 생각했다. 김현수에게 고맙다." (켈리는 경기 전 훈련 때만 이 글러브를 쓴다.)
- 한국 온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도 있고 기대보다 좋은 점도 있을 텐데.
"한 달 동안 아내와 함께 즐겁게 지냈다. 홈경기가 끝난 뒤에는 도시 구경을 하기도 했다. 필요한 게 있으면 마트에서 쇼핑을 하기도 하고 아파트 근처에 있는 절(봉은사)에도 다녀왔다. 아늑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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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을 보니 패션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어릴 때부터 신발이나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았다. 색깔을 맞춰 옷 입는 게 재미있다."
- 고교 시절 쿼터백으로도 특급 유망주였다고 들었다. 테네시 대학(페이튼 매닝의 모교)에서 입학 제의가 있었다던데.
"아버지가 늘 야구를 했고 야구 지도자(신시내티 산하 마이너리그 감독, 신시내티 벤치 코치)로 생활하셨다. 미식축구도 재미있었지만 야구는 내 첫사랑이다. 가장 하고 싶은 종목은 야구였다."
- 프로 지명 뒤에는 유격수로 뛰기도 했는데.
프로 입단 후 한 시즌 동안 유격수를 봤다. 좋은 경험이 됐다. 투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에도 유격수 경험을 되살려봤다."
- LG 유격수 오지환에 대해.
"오지환은 대단하다. 다이빙 캐치도 허슬 플레이도 좋다. 그의 플레이를 보는 게 즐겁다. 남은 시즌 함께 하는 게 기대된다."
- 유강남과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하나.
"상황에 따라 여러 얘기를 한다. 이닝 교대 때마다 서로 대화하면서 조율한다. 다음 타자나 다음 이닝에 대해 얘기히고, 유강남이 홈런을 치고 오면 그 얘기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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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식축구와 유격수 경험이 투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어릴 때 해 본 모든 종목이 도움이 됐다. 야구는 미식축구에, 미식축구는 야구에 서로 도움을 줬다. 쿼터백은 강한 어깨가 필요한 포지션이라 고교 시절부터 단련할 수 있었다. 유격수는 뛰는 재미가 있었다. 마운드에서 이런 경험들을 많이 활용한다."
- 지난해까지 내셔널리그에서 뛰었고 유격수 경력도 있다. 혹시 대타가 없다면 타석에도 설 수 있나.
"(웃으며)할 수는 있을텐데 잘할지는 모르겠다."
켈리는 올해 4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하고 있다. 뛰어난 땅볼 유도 능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괴롭히는데 성공했다. 24⅓이닝 동안 피홈런이 단 1개 뿐이다.
야구 외적으로도 시작이 좋다. 야구인인 아버지는 그에게 "어느 나라에서도 야구는 같다"며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기를 조언했다. 윌슨, 조셉과 단짝으로 지내며 LG와 한국에 빠르게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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