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승리·정준영 사건에 관한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성추행 피해를 고발하며 국내 미투 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이날 서 검사는 “승리, 정준영 사건과 그에 대한 반응을 보며 첨엔 들끓는 분노가, 이젠 한없는 슬픔이 밀려온다”며 운을 뗐다.
서지현 검사가 승리·정준영 사건을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을 비판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이어 “자연산 공급을 위해 일반 여성들을 약 먹여 성상납하고, 정신 잃은 여성을 강간하면서 불법 촬영해 트로피처럼 전시했다. 동료 남성들은 이를 부추기고, 공유하고, 낄낄대며 즐기고,
이를 유지시켜준 공권력도 실재한다고 한다”고 해당 사건을 정리했다.
그러면서 “일반적 상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끔찍한 범죄에 분노하는 것이 당연할 줄 알았다. (그런데) ‘젊었을 때 누구나 재미로 할 수 있는 일인데, 재수없이 걸렸다’ ‘다른 사건 덮으려는 거니 신경 쓰지 말자’ 등의 반응에 정신이 혼미해진다”고 했다.
서 검사는 “놀이가 아니라 범죄”라며 “소설도 주장도 아니고, 명백하게 끔찍하게 당한 10명도 넘는 살아 숨 쉬는 진짜 피해자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가능케 한 부패한 공무원들도 있다지 않은가. 진보란 무엇인가. 강자들이 힘으로 약자들을 억압하는 것을 끊어내자는 것 아닌가. 정권은 왜 잡으려하는가. 국민들의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것 아닌가. 그 국민에 여성은 약자는 제외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은 사람이다. 수십, 수백, 수천 년 동안 당신들은 그리 생각해오지 않았지만,
여성들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약자들도 사람이다, 돈 없고, 힘 없고, 배운 거 없고, 외모가 다르고, 성향이 다르고, 때론 아파도 약자들도 살아 숨 쉬고 있는 존귀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이건 페미니즘도 과격주의도 아니다. 그저 범죄자를 처벌하자는 것”이라며 “그냥 이젠 슬프다. 그냥 이 나라를 뜨고만 싶다”고 했다. mkculture@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