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광장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2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여 ‘사람이 먼저다’(Prima le persone)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팔을 머리 위로 올린 뒤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구호를 외쳤고, 현장에서 무력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2019년 3월 2일 정부의 강경 난민정책에 반대하는 인종차별 반대 집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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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약 70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기조는 작년 6월 이탈리아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바뀌었다. 새 정부가 반(反)난민 정책을 앞세우며 난민 수용을 거부한 것이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이탈리아가 지중해 난민 부담을 떠안다시피 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작년에는 비정부기구(NGO)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입항이 거부돼 난민 600여명이 지중해에서 떠돌았고, 스페인이 이들을 대신 받은 일도 발생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권 분야의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들은 현 정부의 강경한 난민 정책이 인종차별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두려움의 정치, 차별의 문화가 증오를 부채질한다"며 "1등 시민, 2등 시민으로 나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차별과 장벽, 장애물 대신 포용과 평등한 기회, 진정한 민주주의가 지배하는 이탈리아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살비니 장관은 이번 시위에 대해 "이탈리아인은 선거로 정부에 메시지를 전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거가 거듭될수록 나와 현 정부에 대한 이탈리아인의 신임이 커지고 있다"며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포토]20만명의 손가락 하트…伊 밀라노서 인종차별 반대 집회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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