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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IN 애리조나] 키움 허민 의장 청백전 깜짝 등판, 2이닝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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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이사회 의장이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베이스볼콤플렉스에서 열린 청백전에 선발 등판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애리조나=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키움 허민 이사회 의장이 스프링캠프에 깜짝 등장해 실전을 소화했다. 청백전에서 선발투수를 맡아 2이닝 동안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과거 미국 독립리그에서 너클볼러로 뛴 경험을 살려 선수들과 야구를 통해 인사를 주고 받았다.

허 의장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베이스볼콤플렉스에서 열린 키움 청백전에 선발 등판해 41개의 공을 던지며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볼넷 무실점했다. 서건창~허정협~박병호~김하성~장영석~이지영~예진원~배현호로 구성된 타선에 맞서 실점없이 당초 예정된 이닝을 소화한 후 투구를 마쳤다. 허 의장과 호흡을 맞춘 주효상은 모든 공을 너클볼로 주문했다. 경기 내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프로 구단 이사회 의장이 선수들과 직접 경기를 소화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허 의장의 청백전 참가는 키움 구단이 선수단에 요청하며 이뤄졌다. 허 의장은 지난해 12월 키움 장정석 감독과 캐치볼을 소화했고 지난 1월에는 고척돔에서 박병호, 서건창의 라이브 배팅 상대가 된 바 있다. 청백전 후 허 의장은 “사실 실전에 나설 준비가 안 돼 처음에는 고사했다. 그래도 선수단이 기회를 준다고 해서 마운드에 올랐다. 무실점은 의미가 없다. 선수들이 봐준거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허 의장은 “이렇게 실전을 해보니 정말 좋다. 밤에 잠도 못 잘 것 같다”면서 “너클볼러는 삼진 욕심이 있으면 안 된다. 금기사항인데 내가 어겼다. 서건창을 상대할 때 2스트라이크 이후 삼진을 잡고 싶어서 욕심을 부렸다. 공을 받아준 주효상 포수에게도 고맙다. 포수가 내게 너클볼만 던지라고 한 적은 처음이다. 보통은 직구도 섞으라고 하는데 내 너클볼을 믿어줬다”고 자신의 투구 내용을 돌아봤다.

허 의장은 지난해 12월 키움 구단 이사회 의장이 됐다. 당초 키움 구단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구단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에 구단 이사회의장을 외부 인사로 영입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했고 이 계획에 따라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이사를 이사회 의장 자리에 앉혔다. 허 의장이 과거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창단하고 이끌었던 경험이 키움 구단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허 의장에게 앞으로 키움 구단 운영 방향에 대해 묻자 “원더스를 더 했어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입을 열며 “사실 이사회 의장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사장 결정 외에는 구단 운영과 관련해 결정을 내리는 게 불가능한 구조다. 그래도 팀이 잘 갈 수 있게 돕고 싶다. 개인적인 바람은 키움도 FA를 잡는 팀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 팀이 비전이 있다. 김하성도 언젠가는 FA가 되지 않나”고 말했다.

인생 목표로 삼았던 프로 선수 데뷔도 사실상 접었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허 의장은 지난해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낸 바 있다. 트라이아웃에도 참가할 계획이었으나 부상으로 인해 프로 구단으로부터 테스트를 받지는 못했다. 허 의장은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다. 당시 이곳에서 시애틀 루키팀 연습경기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 때도 2이닝 무실점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기분 좋게 마운드에 올랐다”면서 “앞으로 선수로 뛰는 것은 모르겠다. 이번에 몇 개 던지지도 않았는데 무릎이 아프다. 앞으로는 연습경기 정도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한편 허 의장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저녁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원더홀딩스 관계자는 “대표님께서 굉장히 바쁜 시기임에도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미국까지 오셨다. 이틀만 있다가 가신다. 첫 날 선수단과 식사했고 둘 째날 경기를 소화하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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