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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투구는 '양보다 질'…두산 원투펀치 후랭코프·린드블럼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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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달 31일부터 17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에 집중하는 두산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왼쪽)과 세스 후랭코프. 제공 | 두산베어스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루틴은 치열한 승부에 대비하는 몸과 마음의 무장이라고 한다. 실천 가능한 범위에서 루틴을 만들고 일상 훈련에 녹여 효율을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다.

두산의 ‘원투펀치’인 두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31)와 조쉬 린드블럼(32)의 겨울나기가 그렇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다승 1, 2위를 차지한 후랭코프와 린드블럼은 무려 33승의 선발승을 합작했다. 두산의 전체 시즌 승리(93승) 가운데 35%에 달한다. 올 시즌 역시 원투펀치의 활약이 시즌 판도를 가늠할 수밖에 없다. 나란히 두 시즌 연속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는 만큼 올겨울 스프링캠프의 몸만들기에 관심이 쏠린다.

비시즌 미국에서 가족들과 머리를 식히면서 개인 훈련을 한 둘은 지난달 30일 한국에 돌아와 31일 선수단과 1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향했다. 국내 투수들과 어우러져 웨이트트레이닝과 수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후랭코프와 린드블럼은 각각 7차례, 6차례씩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눈여겨볼 점은 국내 투수들과 비교해 불펜 투구 수가 적었다는 것이다. 국내 투수들은 평균적으로 초반 30~40개에서 캠프 막바지 50~60개를 던지며 구위를 점검했다. 당일 컨디션이 좋다고 여기면 70개 이상을 던지는 투수도 있다. 이와 비교해서 후랭코프는 30개→44개→36개→37개→42개→15개→57개로 평균 37개를 던졌다. 린드블럼은 31개→42개→25개→28개→47개→57개로 평균 38개다. 둘 다 비슷한 투구 수였고 지난 16일 오키나와에서 마지막으로 가진 불펜 투구에서 처음으로 50개 이상을 소화했다.

이에 대해 김원형 투수코치는 “SK 시절 (메릴)켈리도 마찬가지였는데 미국에서 온 선수들은 자신만의 루틴과 훈련 계획을 절대 벗어나지 않으려는 게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이 자신의 신체 리듬에 맞춰 몸을 끌어올릴 때 계획된 투구 수보다 적게 던지거나, 더 던지는 것과 비교해서 이들은 당일 정해진 투구 수를 지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훈련법을 두고 무엇이 옳다고 할 수 없다. 나라마다 신체적 조건과 리듬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훈련 계획을 짜게 된다. 김 코치는 “미국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정해진 계획대로 하는 것을 체계적이라고 느낀다. (불펜 투구라고 해도)순간 기분에 따라서 더 던지지 않는 것 같다. 혹여 오늘 30개 던진다고 했을 때 더 던진다고 해도 35개를 절대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평균적으로 적은 투구 수 역시 국내 선수보다 더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습성이 있다. 김 코치는 “캠프에서 실전 경기에 맞춰 몸을 점진적으로 올려놓는다. 1경기, 2경기, 3경기마다 투구 계획이 다르다. 시즌을 앞두고는 대체로 90개에 맞춰 놓는다”며 “부상을 방지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즉 양보다는 질이라고 할 수 있다. 불펜 투구 때 누구보다 실전에 가까운 분위기로 다잡는다. 47개를 던진 지난 13일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만난 린드블럼은 “새 시즌을 앞두고 커브, 체인지업, 커터 등 변화구가 원하는 대로 잘 들어가고 있다. 실전처럼 20개 투구 후 5분 쉬고 던졌다”고 말했다. 후랭코프는 “어깨와 팔 상태 모두 좋다. 계획한대로 1차 캠프를 마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후랭코프와 린드블럼 모두 팀에서 중추적 구실을 하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김 코치는 “린드블럼은 벌써 한국 5년 차이지 않느냐”며 “후랭코프가 조언을 구하는 스타일이다. 둘의 스타일이 잘 맞는 것 같다”며 시너지를 강조했다.

한편 두산은 17일 오전 훈련을 끝으로 오키나와에서 1차 캠프를 마감했다. 18일 일시 귀국한 뒤 20일부터 미야자키에서 실전에 대비한 2차 캠프에 돌입한다.
kyi0486@sportsseoul.com

◇[SS영상]두산 원투펀치 후랭코프-린드블럼 불펜 투구 현장(https://www.youtube.com/watch?v=H8oY3cZrHw0&feature=youtu.be)















제공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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