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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애리조나톡]골든글러브 아쉬움 삼킨 로하스, "더 발전할 것"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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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멜 로하스 주니어 | KT 위즈 제공



[애리조나=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특급 활약을 펼쳤음에도 고배를 마신 KT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29)가 솔직하게 자신의 심경을 털어 놓았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마음 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자신했지만 기대가 무너진 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가오는 2019시즌 장타력은 유지하면서도 타율과 도루 확률을 높여 팀에 더 기여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로하스는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인터뷰 자세를 보였다. 모든 질문에 성실하고 자세하게 답변했다.

1군 무대 4년차를 맞이한 KT 구단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시즌을 보냈다. 로하스는 지난해 144경기 전경기를 출장하며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645타석을 소화했다. 선수층이 얇고 중심선수 의존도가 높은 KBO리그에서 한 시즌을 개근했고 홈런 43개로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타점 또한 114개를 기록했다. KT 구단 최초로 40홈런, 100타점 이상을 달성한 타자로 굵직한 발자국을 찍었다. 그럼에도 로하스는 외야수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7위에 그쳤다. 빼어난 성적을 올린 외야수들이 유난히 많았던 2018시즌이었으나 그래도 로하스보다 뛰어난 외야수가 6명이나 많았다고는 보기 힘들다.

로하스는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을 돌아보며 “뛰어난 성적을 올렸고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속으로 골든글러브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솔직히 말해 기대한 만큼 실망도 했다. 프로 선수가 매시즌 뛰어난 활약을 목표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골든글러브를 바라보면서 시즌을 치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ML) 입성을 목표로 보낸 시간들도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다. 로하스는 “프로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다 ML에서 뛰고 싶어한다. 나 또한 그렇다. ML 구단에서 제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계약은 아니었다. 다시 KT에서 뛰기로 결심했고 계약을 알아보는데 앞서 몸부터 다시 만들었다”고 밝혔다. KT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로하스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같은 체중으로 올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증량으로 40홈런 타자로 자리매김한 그가 2018시즌 후에도 보강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비록 황금장갑을 거머쥐지는 못했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인 2018시즌이 시작점이 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지난해의 활약을 유지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싶다. 타율도 높이고 도루 성공률도 높여서 더 발전할 것”이라며 “한국과 KT의 정말 많은 것이 좋다. 솔직히 미국에서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선수들에게 KBO리그에 대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트리플A에서 ML로 올라가지 못하거나 ML와 트리플A를 오가는 선수들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한국행을 생각한다. 그정도로 KBO리그는 외국인선수들에게 인기가 많다. 나와 친한 선수들은 ‘네가 잘 하고 있으니 나도 어떻게 한국에 좀 가게 해달라’고 농담도 한다”고 웃었다.

약 1년 반 도안 KBO리그를 경험하면서 향상된 부분도 밝혔다. 로하스는 “변화구에 대응하는 것은 확실히 좋아졌다. 사실 장타력은 예전부터 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변화구를 접할 줄은 몰랐다. 스플리터, 체인지업 같은 공을 꾸준히 봤고 변화구에 알맞은 타격 매커닉도 연구하고 훈련했다”며 “만일 내가 올해부터 KBO리그에 도전하는 외국인타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KBO리그는 공격적이고 타자들이 유리한 리그다. 스트라이크존이 좀 다르고 일부 구간은 넓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타석에서 내내 변화구만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변화구 대처에 대한 준비를 잘 하라고 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로하스에게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KBO리그 투수 세 명을 꼽아달라고 질문하자 “한국선수와 외국인선수 구분 없이 셋을 뽑으면 조쉬 린드블럼, 손승락, 양현종이다. 한국 선수로만 꼽자면 김광현도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김광현과는 정규시즌에 맞붙은 적이 없다. 시범경기 때 딱 한 번 김광현을 상대했는데 정말 공이 좋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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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왼쪽)과 강백호 | KT 위즈 제공



마지막으로 로하스에게 매 경기 성장하는 강백호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지난해 19살 선수라고 믿기 힘든 활약을 했다. 백호는 이미 성숙한 야구선수다. 내가 24, 25살 때 깨달은 마음가짐을 이미 터득했다”면서 “타자는 매일 경기를 치러야한다. 많은 경기를 하다보면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날도 있다. 나는 백호 나이때 전날 부진했던 것을 좀처럼 떨쳐내지 못했다. 다음날 경기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줬다. 반면 백호는 벌써 전날 못해도 태연하고 긍정적으로 다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하스는 “백호가 한 번은 내게 다가와 ‘전날 못했는데 너무 웃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당시 백호에게 마음가짐에 대해 말했다. 백호가 나처럼 안 좋은 기억을 잊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몸을 흔들지는 않았지만 내 답변을 정확하게 이해한 것 같았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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