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할 당시 박경수는 LG트윈스의 미래로 평가 받을 정도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대는 박경수에게 엄청난 중압감으로 다가왔고, 그것에 더해 심리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았다.
무엇보다 ‘나는 안되는구나’ 라는 프레임 안에 자신을 집어 넣었다. 유망주라는 꼬리표는 점점 야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원소속팀 kt와 3년 총액 26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12억 원 옵션 6억원)에 재계약하며 보란 듯이 박경수의 시대를 열었다.
박경수는 절대 포기하지 말고 견디라고 후배들에게 이야기한다.
두 번째 FA(프리에이전트) 계약하며 kt에 남은 박경수.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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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본 박경수는 누구보다 밝은 선수이다. 사람들에게 웃는 모습과 호감 있는 행동으로 사랑 받는 선수다. 하지만 그 밝은 얼굴 이면에 야구에 대한 고민은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주변에 많은 분들이 좋은 조언을 해줬지만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좋은 조언도 본인이 받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느끼는 시기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낚시였다. 홀로 낚시를 하며 잡념에서 벗어나 마음을 가다듬었다.
또 한가지 힘들었던 부분이 부상이었다. LG 시절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다쳤고, 그 부상은 한 단계 올라서야 하는 중요한 순간 마다 발목을 잡았다. 기량이 늘지 않는 것을 부상으로 돌리며 스스로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더 나쁜 방향으로 자신을 몰고 가는 것을 발견하고 강하게 반성했다.
박경수선수와 인터뷰 장면. 사진=DC베이스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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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가 지금까지 견뎌온 버팀목은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었다. 어릴 때 LG 어린이 회원에 가입해 야구를 보러 다녔고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동대문야구장과 잠실야구장을 오가며 프로 선수의 꿈을 꾸었다. 특히 “잠실야구장의 파란 잔디는 나의 심장을 뛰게 했었다”라고 말할 때는 미소가 번졌다.
결국 가장 힘든 시기 야구 사랑에 대한 초심이 박경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어릴 적부터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했던 마음, 운동장에 있는 자체가 행복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찾아갔다. 그리고 4년 전 FA를 통해 kt로 팀을 옮기면서 야구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영상제공= DC 베이스볼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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