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에 베트남 “사령탑 냉철함 감탄”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박항서 매직’은 2018년으로 끝이 아니었다. 박항서(60) 감독은 베트남축구대표팀을 대륙선수권 원정대회 첫 조별리그 통과로 지휘했다.

17일 베트남은 예멘을 2-0으로 꺾었다. 박항서 감독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D조 3위를 확정했지만 2라운드 합류 여부는 다음날 E조 결과에 달린 상황이었다.

E조 3위는 레바논으로 결정됐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북한을 4-1로 격파했다. 베트남은 1승 2패 4득점 5실점으로 레바논과 성적이 같았지만 16강 마지막 진출권을 획득했다. 박항서 매직이 또다시 연출됐다.

박항서 매직은 2019년에도 계속됐다. 베트남은 아시안컵 원정대회 첫 조별리그 통과라는 기쁨을 누렸다. 박항서 감독이 이란과의 D조 2차전 도중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대표팀 감독과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사진=AFPBBNews=News1

​일간지 ‘팝루엇탄포’는 “박항서 매직의 본질은 사령탑의 냉철한 두뇌”라면서 “예멘을 꺾고 베트남에 12년 만의 아시안컵 본선 승리를 선사했지만, 그는 매우 냉정했다”라고 보도했다.

‘팝루엇탄포’는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시의 최다 판매 신문이다. “사람을 다루는 재치있는 용인술도 ‘박항서 매직’이라는 불리는 놀라운 승리에 도움이 됐다”라고 분석하면서 “아시아 U-23 챔피언십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2018년 주요 대회에 이어 2019 아시안컵에서도 박항서 감독은 강한 여러 상대를 만났지만 적을 알고 베트남을 이해하며 겸손하면서도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해왔다”라고 칭찬했다.

2018년 23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준우승과 아시안게임 4위는 모두 베트남 축구 역사상 어떤 지도자도 달성하지 못한 ‘박항서 매직’이었다. ‘팝루엇탄포’는 명장으로 20세기 말 이름을 떨친 스벤 예란 에릭손(71·스웨덴)이 지휘하는 팀을 3차례나 연거푸 격파한 것도 ‘박항서 매직’의 한 예로 들었다.

에릭손은 1999-200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고 2007년 8월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지도자로 선정됐다.

필리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에릭손은 2018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챔피언십 4강 1·2차전과 2019 아시안컵 대비 친선 경기로 베트남과 3연전을 치렀으나 모두 졌다. ‘박항서 매직’에 희생된 것이다.

박항서 감독은 필리핀에 3연승을 거둔 후에도 “나는 에릭손에게 아직도 많이 배워야 한다”라고 겸손히 말했다. ‘팝루엇탄포’가 박항서 매직의 본질로 주목한 냉철과 냉정은 겸손과도 일맥상통한다.

베트남은 예멘과의 2019 아시안컵 D조 3차전 도중 평소와는 다른 전술 및 포메이션을 보여줬다. ‘팝루엇탄포’에 따르면 상대 수비 시스템 변화를 눈치채고 멀티골을 넣기 위한 감독의 창의성이 발휘된 박항서 매직의 산물이었다. dogma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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