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경기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베트남은 이라크에 2대3으로 역전패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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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축구 최강자' 타이틀을 얻고 아시안컵에 참가한 베트남이 중동의 강호 이라크에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수세에 몰릴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승점 확보에 실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난 북한은 특유의 투지 넘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하며 대패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경기에서 이라크에 2대3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종료 직전 허용한 역전골이 아쉬웠다. 이날 패배로 베트남의 A매치 연속 무패 행진(18경기)도 마감됐다.
경기 초반 이라크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는 틈을 타 선취골(이라크 자책골)을 넣은 베트남은 전반 35분 이라크에 동점을 허용한 지 8분 만에 다시 한번 이라크의 골문을 흔드는 저력을 보였다. 더 이상 불리한 신체 조건과 체력 등으로 이라크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차이 이상(베트남 100위·이라크 88위)의 벽을 느껴왔던 베트남이 아니었다.
전반을 1대2로 뒤진 채 시작한 이라크는 후반 15분 왼쪽 측면에서 후세인 알사에디가 올린 크로스를 알리 카딤이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베트남 골키퍼의 선방으로 튕겨져 나온 공을 후맘 타레크 타라즈가 밀어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추가 시간 제외) 1분 전까지 2대2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이라크가 후반 45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알리 아드난이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득점하며 승리했다.
비록 패배했지만 이날 베트남의 경기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현지 언론들은 "2007년 아시안컵 챔피언(이라크)을 상대로 잘 싸웠다" "경기에서 두 차례 리드했고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았다"며 박항서호 베트남을 칭찬했다. 국내에서도 베트남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지난해 스즈키컵(아세안컵) 결승전 국내 시청률이 20%를 넘은 데 이어 이날 한 국내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한 경기는 5.7%를 기록해 동시간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한 탓에 앞날은 어두워졌다. 이란·이라크·예멘 등 중동 3국과 같은 조에 편성된 베트남이 16강에 진출하려면 남은 두 경기 중 한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다만 이라크보다 좋은 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이란전에서 승점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반드시 예멘전에서 큰 득점 차로 승리해야 한다. 베트남이 이란에 지고 예멘에 승리하면 1승2패다. 6개 조 중 4개 조 3위가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1승2패 팀 간 득실 차가 매우 중요하다. 다만 이란과 무승부라도 기록하게 되면 실낱같은 자력 진출 가능성이 있긴 하다.
박 감독은 패했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박 감독은 "결과적으로 역전패했지만 우리보다 체력이 좋은 이라크 선수들을 상대로 최선의 경기를 펼쳤다"며 "마지막 역전골은 아쉽지만 선수들이 '베트남 정신'으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맞섰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또 "오늘 문제점을 보완해 2차전 이란전도 도전자 입장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12일 이란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경기에서 졌지만 잘 싸운 베트남과 달리 북한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사우디에 대패했다. 9일 새벽 UAE 두바이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사우디에 0대4로 졌다. 시종일관 주도권을 내주며 전반과 후반 각각 2골씩 허용했고 팀내 최고 스타 한광성(페루자)까지 퇴장당하며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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