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8일(한국 시각) 열린 UAE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아부다비)에서 이라크에 2대3으로 졌다.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베트남이 역전패 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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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100위로 이라크(88위)에 객관적 전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 베트남은 특유의 조직력을 무기로 내세웠다. U-23(23세 이하)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을 모두 지휘하는 박 감독이 지난해 초부터 AFC U-23 챔피언십,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등을 거치면서 다져온 베트남만의 장점이었다. 패싱력 좋은 수비수들을 후방에 배치해 공 배급을 맡기고, 전방엔 민첩하고 날렵한 선수들로 역습을 펼치는 전술이었다.
전반 24분 베트남이 선제골을 넣으며 이 작전이 먹히는 듯했다. 발빠른 공격수 응우옌 꽁푸엉이 동료의 스루패스를 트래핑하는 과정에서 이라크 수비수와 엉켰고, 공이 수비수의 오른발과 왼발에 차례로 맞은 뒤 골키퍼를 지나쳐 골라인을 넘어갔다. 이라크 자책골이었다.
베트남은 전반 35분 수비수 실수로 동점을 허용했으나 7분 만에 다시 추가골을 기록했다. 응우옌 쫑호앙의 슛이 골키퍼 맞고 나온 걸 수비수가 걷어낸다는 게 꽁푸엉이 뻗은 발에 맞고 골이 됐다. 쫑호앙의 적극성과 꽁푸엉의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후 경기는 베트남이 원하는 대로 흘렀다. 조급해진 이라크 선수들은 실수를 남발했고 베트남은 이따금 펼치는 역습을 위협적으로 전개해 쐐기골을 노렸다.
하지만 베트남의 최대 약점 두 가지가 다 잡은 승점을 앗아갔다. 공중볼과 세트피스다.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아 거의 매 경기 세트피스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이날도 후반 15분 모하나드 알리에게 헤딩을 허용했고, 골키퍼가 막았으나 흐르는 공에 다시 동점골을 내줬다. 이후 일방적으로 밀리던 베트남은 후반 45분 이라크 알리 아드난에게 직접 프리킥으로 실점했다.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었다.
베트남으로선 최대 승점 3을 얻을 수 있던 경기에서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박항서 감독은 2-2가 된 이후엔 수비수를 투입하며 ‘적어도 지진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이날 비겼으면 베트남은 1차전에서 이란에 0대5로 진 예멘전(3차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판 역전패로 가시밭길을 가게 됐다. 베트남은 12일 오후 8시 조 최강 이란과 2차전을 치른다.
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이라크 알리 파에즈가 자책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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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후반 이라크가 동점골을 넣자 베트남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주저앉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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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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