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팀 주장 출신으로 최근 북한 축구 지휘봉을 잡은 김영준(35) 감독은 "박 감독이 한국 사람이고, 정말 뛰어난 감독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박 감독의 출신(남한)이 경기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연장자인 박 감독과 오른손으로 악수를 하면서 오른쪽 팔꿈치 아래 왼손을 갖다 대며 ‘예의’를 갖추는 장면도 포착됐다.
박 감독은 이날 베트남 축구연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북한이 분단된 현실이지만 베트남 대표팀을 이끄는 제가 대한민국 사람이고, (남북한은) 한민족이기 때문에 너무나 의미있는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내일 경기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부상 없이 서로 도움이 되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경기는 아시안컵을 대비하는 차원이고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경기를 뛰느라 선수들이 충분히 휴식하지 못했다"며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즈키컵 경기에서 많이 뛰지 않은 선수들이 등판할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박 감독이 한국 사람이고 정말 뛰어난 감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의 출신이 내일 경기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출신보다 박 감독의 경기 방식과 전술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대표팀이 스즈키컵에서 우승했고, 전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내일 경기는 아시안컵에 대비해 우리 팀의 팀워크가 어떤지 점검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 중 박 감독과 악수를 하기 위해 내민 오른쪽 팔꿈치 아래에 왼쪽 손으로 갖다 댔다. 연장자인 박 감독에 대한 ‘악수 예의’로 보인다. 김 감독은 2010년 남아프리공화국 월드컵에서 홍영조·정대세와 함께 북한의 본선 진출을 이끈 대표팀 출신이다. 대표팀 은퇴 후 평양체육단, 대표팀 연령별 감독을 지내다 지난 12일 지휘봉을 잡았다.
북한과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성탄절인 25일(한국 시각) 오후 9시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펼친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둔 평가전이다.
북한은 아시안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레바논과 함께 E조에 배정됐다. 베트남은 D조에 편성돼 이란, 이라크, 예멘과 겨룬다.
[노우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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