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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상이군인 수백명 몰려가 "박항서 경기 입장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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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 도전… 총리도 "승리해달라"

선수단 일등석·비즈니스석 타고 귀국… "朴감독은 베트남의 아버지"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과 한국을 강타하고 있다.

12일 밤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노이바이 국제공항은 축구 팬 수백 명으로 북적였다.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18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결승 1차전을 2대2 무승부로 마치고 돌아오는 박항서 감독과 축구 대표팀을 환영하는 인파였다. 팬들은 입국장을 빠져나온 박 감독과 선수들에게 달려가 함께 사진을 찍고, 버스가 공항을 떠날 때까지 따라다니며 환호했다.

기내에서부터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베트남 언론 매체들은 "박 감독은 선수들이 입국 절차를 빨리 마칠 수 있도록 입국 심사 대기 줄의 맨 끝에 섰다"는 뉴스까지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아버지" "존경할 지도자"라는 칭찬이 쏟아졌다.

베트남에서 박 감독과 대표팀에 대한 성원은 '광풍(狂風)' 수준이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앞서 베트남이 결승에 오르자 대표팀에 서한을 보내 '10년을 기다려온 결승이다. 열심히 싸워 승리해달라'고 당부했다. 10일 취임한 레 칸 하이 베트남축구협회 신임 회장은 2026년 FIFA 월드컵에 사상 처음으로 본선 진출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베트남은 15일 열리는 결승 홈 2차전(하노이)에서 0대0이나 1대1로 비기기만 해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정상에 오른다. 격년제인 스즈키컵은 2004년부터 결승전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르고 있다. 지난 7번의 결승에서 6번은 1차전 승리 혹은 무승부를 기록한 팀이 우승했다.

베트남 기업들은 대표팀을 영웅 대접하고 있다. 베트남항공은 말레이시아에서 돌아오는 대표팀이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에어버스 A350 최신기를 특별기로 제공했다. 박 감독과 선수 전원이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 탔고, 승무원들은 박 감독과 선수들에게 각자의 모습을 본뜬 캐릭터 인형을 증정했다. 베트남 최대 자동차 회사 타코는 선수단에 10억동(약 4800만원), 박 감독에게 5만달러(약 5600만원)의 우승 포상금을 약속했다. 다른 기업들이 내건 포상금까지 합하면 지난 1월 AFC(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당시의 포상금 511억동(약 24억68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하노이에선 우승 장면을 경기장에서 직접 보려는 팬들 때문에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입장권 발매 첫날인 지난 10일 오전 상이군인 수백명이 베트남축구협회 건물로 몰려갔다. 경비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이들은 삼륜차를 동원해 정문을 돌파했고, 협회 측으로부터 입장권 240장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나서야 물러났다. 베트남 공안(경찰)은 이 사건 이후 협회 건물을 지키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시 당국은 경기 당일 시내에 고무탄으로 무장한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는 '핫 이슈'다. SBS는 15일 오후 9시 30분(한국 시각) 열리는 결승 2차전을 생중계한다. 케이블 채널(SBS 스포츠)을 통해 중계했던 1차전의 시청률이 4.7%를 기록하자 2차전은 지상파에 편성한 것이다.

[하노이=김경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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