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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용병 없어서? 프로배구 한전 15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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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스포츠 구단을 통틀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배구 V리그의 한국전력이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간판 선수 이적에 외국인 선수 부재 등 악재가 겹치면서 리그 전 경기에서 패배하며 '승점 자판기' 신세로 전락했다.

한국전력은 2018~2019 V리그 개막 15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며 리그 최하위(7위)를 기록하고 있다. 3경기만 더 치르면 리그 일정의 절반(총 6라운드 36경기)을 소화하는 상황이라 흐름상 '리그 25연패'라는 불명예를 남겼던 2008~2009시즌(최종 4승31패)의 악몽이 떠오른다. 실제로 올 시즌 세트득실률(승리 세트/패배 세트)은 0.333으로 2008시즌(0.227)과 큰 차이가 없다.

사실 한국전력의 전력 약화는 리그 개막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한국전력은 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에이스인 전광인(레프트)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고 보상선수로 국가대표 세터 노재욱을 영입했지만 당시 한국전력은 전년도 신인왕 세터 이호건을 보유해 불필요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노재욱은 한국전력 팀 색깔에 녹아들지 못해 결국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됐다.

여기에 국내 프로배구단 전력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카드를 쓸 수 없게 된 것이 결정타였다. 외국인 선수 사이먼의 이탈 후 한국전력은 러시아 용병 아텀을 영입했지만 복근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최소 5주 이상을 결장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전력 외 선수'가 됐다.

리그 균형을 무너뜨릴 정도로 약화된 한국전력의 경기력에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번 시즌에 한해 외국인 선수를 한 차례 더 교체할 수 있는 안을 검토하는 등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45년 창단한 한국전력은 실업팀 시절이던 1980~1990년대 '국보급 세터' 신영철 현 우리카드 감독이 활동했던 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8년 프로리그로 전환할 당시 모기업이 공기업이라는 한계 때문에 약팀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고, 개막 원년인 그해에 25연패를 당하면서 우려가 현실화했다. 외국인 선수가 허용된 2009~2010시즌 이후에는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는 등 선전했지만 만년 하위권 팀 이미지가 강하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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